'Dear. Friends' 로스트아크 오케스트라 "찢었다"

문원빈 기자 2022. 6. 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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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이사장 등장' 팬들의 마음 울린 웅장하면서도 친근한 감동 무대
금강선 "디렉터는 아니지만 시나리오 검수하면서 함께 할 것"
- 공연 현장에는 정말 많은 팬들이 참석했습니다. (제공: 로마러)

스마일게이트RPG의 대표 게임 '로스트아크'가 특별하게 준비한 오케스트라 'Dear. Friends'가 3일 오후 7시 30분에 막을 올렸습니다.

처음으로 개최된 오케스트라인 만큼 티켓팅이 오픈되자마자 대기열이 형성됐고 35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화제가 됐죠.

기자는 Y석(유튜브 시청)에서 관람했습니다. 유저들에게 양보하기 위해 티켓팅을 시도하지도 않았어요. 절대 티케팅에 실패해서 Y석에 앉은 것이 아닙니다. (눈물)

좌석 경쟁이 심해서 아쉽긴 했지만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고려해 생방송으로 동시 송출한 방식은 긍정적이라 생각해요. 음악 공연은 보통 생생한 느낌을 화면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어 방송 송출을 배제하거든요.

트리시온 배경으로 구성된 무대는 마치 로스트아크 안에 들어왔다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습니다. 양 옆에 배치된 6개의 아크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번 오케스트라에서는 엘가시아의 노래가 없어서인지 마지막 아크인 '카양겔'은 비치되지 않는 고증까지 인상적이었습니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오케스트라가 시작되기 직전 카마인 서버에 '에버그레이스 카드'가 나타났습니다. 오케스트라를 보러간 카마인 서버 유저들은 얻을 수 없으니까 이걸로 조금이나마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에버그레이스 카드'와 공연 자리를 맞바꾸자고 하면 2장 더 주고서라도 당장 달려갔어요. 현장에 가신 분들이 로스트아크 유저 입장에선 정말 부러웠죠. (눈물)

-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 이사장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하기 전 금강선 총괄 디렉터가 무대 위로 올라와 팬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따뜻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음악의 중요성을 매번 강조했습니다."라며 "작은 꿈을 가지고 시작한 로스트아크가 이렇게 성장해 오케스트라까지 개최할 수 있어 너무 감명 깊고 감사합니다."라는 그의 코멘트를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죠.

인사를 마친 금 디렉터는 깜짝 손님을 무대로 초대했습니다. 바로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자이자 로스트아크의 든든한 조력자인 권혁빈 이사장이었죠.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는 게임업계 '은둔의 지도자'라고도 불리는 그가 많은 사람들 앞에 참석했다는 것은 그에게도 로스트아크와 금강선 디렉터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고 첫 번째 곡은 로스트아크 첫 오프닝 곡이었던 'BON VOYAGE'로 시작했습니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는 당시 너무 듣기 싫었지만 그만큼 미운 정이 든 추억의 사운드죠. 

음악을 듣자마자 CBT, OBT에서의 기억들이 놀라울 정도로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역시 음악에는 추억이 깃들어 듣기만 해도 영상처럼 떠오른다는 말이 사실이었네요.

온라인으로도 감미로운 플룻 소리와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중심으로 한 합주에서 웅장함이 느껴지는데요. 실제 공연장에 참석한 유저들은 얼마나 북받쳐 오를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죠.

콘서트는 모험가의 성장 스토리보다는 오케스트라, 피아노, 보컬, 헤비메탈, 국악 등 해당 장르에서의 상징적인 음악을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마을인 '레온하트' BGM, 영광의 벽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음악으로 유명한 'Swords Crossed', 강인함이 물씬 느껴지는 '카단 테마'가 연주됐는데요. CBT 당시 아만을 만나 레온하트에 당도하는 그 순간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순간 울컥했습니다.

카단 테마는 자주 즐겨보는 로스트아크 스트리머 '명예훈장'이 강화할 때마다 전용 BGM이라고 수없이 재생해서 그때 영향으로 감흥이 없을 줄 알았지만, 라이브 케스트라 버전으로 들으니까 강인함과 웅장함이 180도 달랐습니다.

- 로스트아크 오케스트라 콘서트 中

다음은 피아노 곡이었습니다.

전야제에서 처음 만났던 스마일게이트RPG BGM 팀 백정은 뮤지션이 피아노를 연주했죠. 이렇게 보니까 새롭네요.

금 디렉터가 인터뷰 당시 기자에게, 그리고 로아ON을 비롯한 여러 소통 방송에서 가장 많이 추천했던 '영혼을 데우는 스프'가 가장 먼저 연주됐습니다. 피아노와 함께 잔잔하게 배경을 꾸며준 바이올린 소리가 음악을 더욱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줬어요.

'노스텔지어'가 들려올 때면 과거 유령선이 처음 출시됐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유령선을 찾는 과정부터 험난했고 자칫 잘못하다간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들었던 음악이거든요.

OBT 당시 플레이했던 유저들은 아실 거예요. 4명이 나눠져서 유령선을 찾아 헤매고 찾은 사람이 핑을 찍거나 사인을 보내 모이는데, 배가 난파되거나 속도가 느려서 못 들어가면 다음주를 기약해야 했죠. 개편 전에는 유령선이 일주일에 한 번만 등장했거든요.

- 금강선 디렉터가 직접 쓴 가사와 함께 연주된 '별빛 등대의 섬'

'별빛 등대의 섬'은 가수 제이드의 라이브와 함께 연주됐습니다. 'Sweet Dream, My Dear'을 들었을 때도 그렇고 계속 느끼는 거지만 로스트아크 OST는 한국어 가사와 정말 잘 어울려요.

원래 해당 곡에는 가사가 없었는데요. 이번 오케스트라를 기념해 금 디렉터가 직접 작사해서 추가했다고 합니다. 향후 유튜브 채널에 별빛 등대의 섬 가사 버전을 개별적으로 제공하면 연속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가사 자체가 아름다웠습니다.

1부에서 가장 기대가 됐던건 '헤비메탈' 파트였습니다. 다른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공연이니까요.

한때 크라테르의 심장과 클럽 아비뉴 OST 두 곡만 하루종일 돌려가며 들었던 만큼 라이브 무대는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특히, '크라테르의 심장'은 로스트아크 곡 내에서 헤비메탈의 감성을 가장 제대로 표현한 곡인 만큼 남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렬한 헤비메탈은 이전 오케스타르의 잔잔한 분위기를 물로 씻어내듯 날려보냈습니다. 백그라운드에 비춰지는 게임 영상에 '헤비워커'가 보이니까 분위기가 훨씬 고조됐어요. 크라테르의 심장에선 디아블로 특유의 보컬도 감미되니까 덩달아 기분이 신났죠.

-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흔히 만나볼 수 없는 '국악'

다음으로 진행된 국악도 쉽게 볼 수 없다 보니 신선했어요.

매뉴얼에 따르면 리베하임, 숲의 미뉴에트, 레온하트, 대항해가 창작그룹 '동화'에 의해 국악으로 재탄생됐다고 설명했는데요.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진 4곡이 점점 고조되는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았죠.

개인적으로 특수 지역의 '모코코'를 수집할 때마다 연주해야 하는 '숲의 미뉴에트'는 국악 버전으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로스트아크 오픈 전에 '더 뮤지션'이라는 스마일게이트의 리듬 게임에서 수백 번 플레이했던 'Sailing The Drearm'의 국악 버전도 전혀 다른 느낌을 제공해 인터미션 시간에  다시 한번 더 감상했습니다.

- 로스트아크 OST 'Sweet Dream, My Dear'를 노래한 가수 '소향'

다음은 'Sweet Dream, My Dear'의 주인공 '소향'의 특별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기자도 엘가시아 스토리의 하이라이트에서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는데요. 소향의 인터뷰를 보면서 기자의 위치에서, 때로는 유저의 위치에서 이 게임을 마주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웠죠.

그녀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이유와 금 디렉터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가 같았다"며 "로스트아크는 처음 시도한 게임 OST였는데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줘서 고맙고 많은 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뮤지션이 되겠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소향은 특별 영상으로 팬들에게 'Sweet Dream, My Dear'를 선물했습니다. 이 노래는 매번 들어도 사람을 울컥하게 만들어요. 휴대폰 배경음으로 지정해서 하루에 수시로 듣는 가사와 멜로디인데도 영상을 보고 또 새롭게 느껴졌죠.

인터미션의 틈을 이용해 콘서트에 참석한 로스트아크 전문 인플루언서 '로마러'에게 어떤지 물었더니 "시청자님 덕분에 소중한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콘서트는 생전 처음이라 정말 신기합니다."라며 "로스트아크와 함께 걸어온 유저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이런 콘서트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티켓팅 정말 힘드니까(5시간 내내 새로고침 눌렀는데도 실패했어요.) 만약 다음 콘서트를 계획한다면 자리를 넉넉하게 부탁드려요."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 게임 속에서 탈출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에이크라운'

2부는 뮤지컬로 파푸니카 음악로 시작됐습니다.

니아, 샤나, 자하라, 나기 등 파푸니카 주요 캐릭터가 주변을 채우고 센터에 베르베르를 연기한 '이장원' 성우가 첫 로아ON에 이어 이번에도 출연해 소름 끼치는 라이브를 선보였어요.

노래도 노래지만 주변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에이크라운 멤버들의 싱크로율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그 중에서 자하라를 연출한 '댱이'는 게임 속에서 튀어나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같아서 놀랐죠.

다음은 '늑대의 노래'였습니다. 이번에도 로웬 대륙의 주요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분들이 무대를 장식했는데요. '뮨 하다카'의 싱크로율도 파푸니카 캐릭터 못지 않게 높았고 적절한 안무가 엄숙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나중에 더 큰 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개최한다면 실제 게임처럼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그림도 정말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은 '로맨틱 웨폰'이 장식했습니다. 게임 내에선 "지금 강화할 타이밍이다"라면서 다들 재련 장인 앞으로 가는 모습이 라이브 행사에선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었죠. 해당 음악이 연주될 때 게임 내에선 수많은 강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로아ON 당시 이 노래가 라이브 무대로 선보여졌을 때 오케스트라 혹은 뮤지컬 무대가 개최되길 바랬는데요. 그 바람이 실제로 이뤄져서 정말 신기했고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다시 한 번 너무 아쉬웠습니다.

특히, 로아ON과 다르게 바훈투르(이장원 성우)와 네리아 코스프레(가수 고은)를 직접 꾸며서 연출하니까 몰입감이 극대화됐어요. 이장원 성우의 힘찬 기운이 실제로 힐링 에너지를 북돋아줬습니다.

- 현악단이 연주한 쿠크세이튼 OST

마지막으로 로스트아크의 새로운 전성기를 선물한 '군단장 레이드' OST가 순차 연주됐습니다. 마수군단장 발탄을 시작으로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까지 주옥같은 곡들을 들으면서 "오늘도 군단장 가는 날"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재즈풍인 쿠크세이튼 OST가 연주될 때는 테너 색소폰, 트럼본, 트럼펫 등 관악기 연주단이 무대에 올랐는데요. 계속해서 새로운 악기를 세팅해야 하는 모습을 보며 로스트아크 음악이 정말 많은 악기와 장르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쿠크세이튼과 아브렐슈드 중간에는 아르고스, 아르카디아, 로아룬 OST가 배치됐습니다. 적이 아니라면 복실복실하면서 귀여운 외형을 자랑하는 아르고스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디언인 만큼 너무 반가웠어요.

피날레는 아브렐슈드 OST '아스텔지어 오브 판타즘'이 장식했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선 '찬미하라'로 알려진 음악으로 몽환적인 분위기와 함께 웅장함, 경건함, 근엄함, 긴장감 등 온갖 분위기를 모두 느껴볼 수 있는 곡이죠.

김선덕 소프라노와 김현심 성우가 직접 무대를 장식해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워줬습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한 무대에 매료되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어요.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하이라이트 구간에 "찬미하라" 멘트가 Y석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것. 이 부분은 현장 참가자들만의 특권이었다고 생각하니 더 부러웠습니다.

- '아스텔지어 오브 판타즘'으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김선덕 소프라노

앙코르 곡으로는 로스트아크의 대표 NPC '실리안'과 '아만' 테마, 용기의 노래, 아리안 오브 BGM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앙코르와 관련해서 금 디렉터는 "아리안 오브 BGM은 정말 마지막 곡으로 들려주고 싶어 시간이 부족한 데도 흔쾌히 준비해 준 오케스트라 연주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더 많은 박수를 부탁합니다."고 전해 절로 박수가 나왔죠.

급하게 연습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하모니가 마치 아리안 오브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는데요. 화면 속에 나타난 '라우리엘'을 보면서 잠깐 동안 회상에 젖어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영상 중간마다 비춰진 관람석에서도 눈물을 닦는 팬들이 속속 보였죠. 역시 로스트아크 진짜 팬이라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라우리엘을 보고 멍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간에 보여준 엘라어, 탈출의 노래 등 깨알 같은 디테일 요소들이 로스트아크만의 무대라는 것을 자극하면서 퀄리티를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앙코르가 끝난 후 금 디렉터는 "이 무대가 어떤 자리로 기억될 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이 종합 문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콘서트가 바랍니다. 11년 동안 게임을 만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항상 제 꿈을 더 크게 꿀 수 있게 도와준 권혁빈 이사장, 지원길 대표, 스마일게이트RPG 동료들, 로스트아크를 과분할 정도로 아껴준 팬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꿈을 꾸시고 멋진 삶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팬들과 진짜 작별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현장이 울릴 정도로 크게 울려퍼지는 박수 소리는 금강선 디렉터의 소망대로 로스트아크가 "게임도 종합 문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증명했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선물한 'Journey's END'는 로스트아크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면서 금강선 디렉터의 마지막을 기리는 음악 그리고 유저들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음악이 될 것입니다.

"분명 이번 오케스트라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였습니다" 국내 최고의 MMORPG로 거듭난 로스트아크가 앞으로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게임 내외적으로 멋진 감동을 선사할 수 있길 바랍니다.

※ 무대 행사 이후 팬들과 간단하게 대화를 나눈 금강선 디렉터는 "디렉터 직은 물러나지만 로스트아크 시나리오를 계속 검수하면서 함께 할 것이다"며 "시나리오 팀에 새로운 인재들을 충원해서 로스트아크 유니버스로 확장해 나갈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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