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골수이식 후 간이식..연 100건 이상 수술

박효순 기자 2022. 6. 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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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의료 첨단 수술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
간이식은 ‘장기이식의 꽃’으로 불린다. 간담췌외과 유영경 교수(오른쪽)가 간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간·신장 동시 이식 등 다양한 성과
8개 병원 연계 뇌사자 이식 시스템
뇌사자 발굴·장기적출 통합 관리
협진으로 다양한 기전 ‘병합 치료’

간이식은 간세포암 치료법 중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간세포암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고 건강한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간이식을 받으면 간암과 더불어 간경변증을 동시에 근치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 및 다학제 진료를 통해 간이식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최호중 교수는 “과거와 달리 간세포암으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0%를 넘을 정도”라며 “간세포암 치료 방법 중 간이식은 현재까지 어떤 치료법보다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3년 첫 간이식을 시행한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은 올해 간이식 수술 1300건을 돌파했다. 2002년 세계 최초로 골수이식 후 간이식 시행에 성공했는데, 이는 이식 전 장기이식 수혜자와 공여자의 면역체계를 같게 만든 후 간이식을 시행함으로써 거부반응 없이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선구적인 이식 성과였다. 2001년 간·신장 동시이식 성공, 2010년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성공 등 다양한 의학적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간이식 수술은 고난도 수술로 손꼽혀 ‘장기이식의 꽃’으로 불린다. 기존의 망가진 간을 절제하고 이식받을 간을 그 자리에 심어 혈관 및 담관을 연결해 주는 수술 진행이 복잡하고, 출혈도 많을 수 있는 등 매우 고난도의 수술이다.

간담췌외과 유영경 교수는 “간이식 후 환자 관리 및 치료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어 이식 성공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8개 병원을 연계한 뇌사자 이식 시스템(CMC 네트워크)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뇌사자발굴부터 뇌사자관리 및 장기적출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가장 많은 뇌사 장기기증자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의료기관으로서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간이식팀은 CMC 네트워크를 적극 운영해 뇌사자 간이식 및 생체간이식 시에도 필요시 전문 외과인력이 산하 병원의 수술에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CMC 네트워크에서 매년 100건 이상의 간이식을 시행한다.

생체 간이식에서는 기증자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은 공여자 수술 대부분을 복강경 수술로 진행한다. 상복부에 5개의 작은 구멍을 뚫은 뒤,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과 수술 도구 등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치료가 까다로운 진행성 간암환자를 포함한 간암 환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등 여러 임상과 전문의가 참여한다.

간이식 및 간절제와 같은 수술적 치료, 특화된 치료법인 토모테라피·사이버나이프 등 다양한 방사선치료, 최신 간동맥 색전 시술인 약물미세방출구색전술 및 방사선색전술, 초음파를 이용한 고주파열치료, 마이크로웨이브 소작술 등의 다양한 고부가 가치의 최신치료를 시행한다.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 및 외래 시설을 별도로 갖췄다.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등 전문 다학제 의료진과 간이식 전담 코디네이터와 간이식 전담간호사를 보강해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는 “진행성 간암의 치료는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지난 5년 동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면서 “면역치료와 표적치료·신생혈관억제제, 국소치료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전의 병합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진행성 간암 환자의 치료법 중 하나인 간동맥항암화학주입술은 간 내 혈관침범이 동반된 침윤성 간암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진행성 간암도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믿고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 연장과 더불어 완치의 기회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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