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경제위기 태풍 권역..선거 승리 말할 상황 아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조문희 기자 2022. 6. 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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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소수 여당"
국민의힘 내부서도 몸 낮춰
경제·민생 정책 드라이브로
'압승 역풍' 사전 차단 노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제위기를 언급하면서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파티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왔다. 6·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권이 몸을 낮추면서 민생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낸 것이다. 새 정부 초반 동력이 달렸던 시험대를 순조롭게 넘은 만큼 경제와 민생 분야에서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지방선거로 국정운영 동력이 확보됐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못 느끼십니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며 여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언급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지방선거를 두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방정부와 손잡고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문제 등)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거 직후 이틀 연속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낸 셈이다.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 메시지와 결을 같이했다.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파티할 상황은 아니고 저희는 여전히 소수 여당”이라면서 “책임 있는 집권여당답게 먹고사는 문제, 경제·집값·일자리·외교안보 위기 문제 등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몸 낮추기는 다각적 의미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정치 일정이 끝난 만큼 윤석열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려는 신호로 풀이된다. 경제와 민생부터 새 정부 정책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6·1 지방선거 압승 역풍을 차단하려는 뜻도 읽힌다.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한국 정치에서 국정안정론과 정부견제론은 주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균형을 이룬 때가 많다.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수밖에 없다. 야당 쇄신과 맞물려 정부견제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내부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민심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고 거대 야당을 압박해야 입법부에서 국정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여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 이후 정책 드라이브를 시작하기에 앞서 당정의 원활한 협조를 다짐하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여당과 힘을 합쳐서 정부가 할 일이, 특히 경제와 관련해서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만남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선출되신 분들도 현안, 재정 상황 등을 점검하고 난 후 만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정인·조문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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