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이제부턴 진짜 민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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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 여덟 번째로 치러진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대통령 선거 이후 석 달도 안 돼 열린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권 견제론'보다 '정권 안정론'을 택하며 새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다시 힘을 실어줬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더불어민주당이 4년 뒤 참패했듯이 지금의 정부·여당도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민심은 언제든 배를 뒤집을 수 있는 성난 파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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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 여덟 번째로 치러진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대통령 선거 이후 석 달도 안 돼 열린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권 견제론’보다 ‘정권 안정론’을 택하며 새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다시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 말해주듯 국민들은 선거를 앞두고도 아무런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정치권에 철저히 등 돌렸다. 올 초부터 숨 가쁘게 이어진 선거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정치의 계절도 저물고 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잇따라 승리한 집권 여당은 모처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겠지만 눈앞의 현실은 그럴 여유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이미 사회 곳곳에서는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당장 통계청이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4% 뛰어오르며 14년 만에 5%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기름값과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 물가에 이르기까지 안 오른 품목을 찾기 어려울 만큼 거침없는 물가 상승세는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재정·통화 당국 모두 당분간 5%대 물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그동안 초저금리를 고집해오던 미국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통화 긴축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우리는 선제적 금리 인상을 통해 일찌감치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벌려 놓았지만 미국이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연거푸 밟을 경우 금리 역전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은 물론 원화 가치 절하에 따른 수입 물가 자극 등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좀처럼 꺾일 줄 모르는 원자재 가격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의 경제 구조마저 위협하고 있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탓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크게 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이미 78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책 연구 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은 상태다. 여기에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경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쌍둥이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야말로 대내외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는 ‘퍼펙트스톰’이 눈앞에 닥친 셈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인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우리 경제가 태풍의 권역에 들어가 있다”며 “선거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거 승리에 취해 있기에는 고삐 풀린 물가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폭탄, 날로 악화하는 국가 재정 건전성 등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선거 과정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남발했던 각종 선심성 공약을 거둬들이는 일도 뒤따라야 한다. 이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민생 경제를 챙겨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났듯 민심은 바다와 같아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더불어민주당이 4년 뒤 참패했듯이 지금의 정부·여당도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민심은 언제든 배를 뒤집을 수 있는 성난 파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현상 기자 kim0123@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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