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3년만에 하락했는데..고가아파트 나홀로 고공행진
한남더힐·PH129 신고가 기록
대출 규제 무관한 똘똘한 한채
용산·강남 재건축에 매수몰려
◆ 얼어붙은 아파트시장 ◆
3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에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선 것은 2019년 6월 셋째 주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한 주 만의 수치로 예단하긴 어렵지만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량, 매수심리 등이 함께 하락하는 건 시장이 변곡점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대출과 무관한 현금 부자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데, 최근 초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 위주로 기록적인 가격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면적 273㎡는 지난 4월 145억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아파트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0㎡가 110억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단지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도 지난달 전용 120㎡가 45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직전 최고가 대비 2억원 이상 올랐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 130㎡도 직전 최고가 대비 5억원 오른 37억원에 거래됐다. 이날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5분위 배율은 10.14를 기록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이란 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해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수치다. 숫자가 클수록 양극화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5월 기준으로 상위 20% 평균 가격이 하위 20%의 10.14배라는 뜻이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12억1332만원에서 5월 12억4892만원으로 3500만원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위 20% 평균 가격은 1억2407만원에서 1억2320만원으로 80만원가량 하락했다. 저가 아파트 가격은 정체한 반면 고가 아파트는 상승세가 지속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10일부터 실시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조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꺾이자 다주택자들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최상급지로 꼽히는 서초구, 강남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만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나머지 대부분은 보합 내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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