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미일 빈틈없는 공조로 北핵실험 오판 막아야

연합뉴스 2022. 6. 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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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2022.6.3 [공동취재]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수석대표가 3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핵실험 동향 등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끈질긴 핵무기 추구는 우리의 억제력 강화로 이어질 뿐"이라며 "결국 평양의 이익에 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북한 자신의 안보 약화이며, 심화된 고립은 이미 심각한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북한에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히고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상황에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장기적으로 적절히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력과 억제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대가가 따를 것이며, 국제사회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선 다양한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며 "한국의 새 정부와 함께 3국 간 협력이 더욱 진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 데 이어 추가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일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의 대면 협의는 지난 2월 하와이 호놀룰루 회동 이후 약 넉 달 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 직후인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과 KN-23(이스칸데르)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사정거리에 두는 탄도미사일 3발을 '섞어 쏘기'하며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킨 데 이어 제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날 3국 북핵 대표들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 해도 중국,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새 대북 제재 결의를 통과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3국이 안보리 제재는 물론 독자적 압박 수단 확보 등 대응 전략을 강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간의 북한 대응 공조 방안은 이날 3자 회동뿐만 아니라 앞으로 차관급 이상 고위급 수준에서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은 3국 차관협의도 이달 중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달 중·하순께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만난 뒤 일본 도쿄를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미·일 외교 당국과 관련 일정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3년 만에 열리게 되면서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이 회의 참석을 계기로 따로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한 협력 강화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교도 통신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이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참석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기회에 한미일 3국 정상이 함께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잇따라 열리는 고위급·정상급 접촉을 통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 확장과 함께 북한을 협상의 자리로 끌어낼 방안도 모색하길 기대한다. 3일은 때마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전쟁은 소모전 양상을 띠면서 양측에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1세기에도 강대국 침공에 의한 전쟁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사력, 동맹관계와 함께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외교적 노력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이 새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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