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무더위 벌써 '제주 여름휴가 예약 전쟁' 시작
올해 제주로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시라면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네요. 숙소와 항공권 모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미리 예약하지 않으시면 원하시는 날짜에 제주로 여름 휴가를 오기 힘드실 것 같아요.
지난 5월에도 130만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전년 동월(113만 6452명) 대비 15%나 증가한 수치인데요.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월(125만 46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5월(132만 3866명)과 비교해도 98.7% 수준까지 회복되었고요. 제주 관광객 수 증가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백신 접종 확대 속에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오죽하면 '보복 여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을까 싶습니다.
또 최근 들어 제주의 날씨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고 맑은 제주의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여행 수요 급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제주를 찾는 발걸음은 여름 휴가철까지 계속 증가할 것 같아요. 수학여행을 비롯한 단체 관광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제주행 항공권은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름 성수기가 아님에도 제주행 항공기 예약률은 주말의 경우 95% 이상으로, 사실상 만석인 상황입니다. 주중 역시 80% 이상을 기록해 원하는 시간대 항공권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고요. 항공사에서는 항공기를 더 띄우고 싶어도 제주공항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항공요금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고객이 덜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에 볼 수 있었던 1~2만원대 요금은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주말 항공요금은 저비용 항공사를 포함해 일반석 기준 편도 10만 원 안팎에서 13만원 대까지 형성돼 왕복 20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저도 제주에 온 지 5년 차인데 처음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도민할인 10%'를 받아봤으니까요.
여름휴가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더 있습니다. 제주가 코로나 이후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를 재개하였습니다. 지난 2일 오후 9시 제주-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이 시작되었는데요. 이번 국제선 재개는 지난 2020년 4월 6일 코로나19로 인한 '인천국제공항 검역 일원화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 이후 2년여만입니다. 이날 방콕에서 제주로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 178명은 모두 접종 완료자로, 도착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나흘간 일정으로 도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할 예정인데요. 제주도 차원에서도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와 함께 입국자들에게 꽃다발과 웰컴키트, 제주안전여행키트 등을 전달하며 환영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제주-싱가포르 간 정기 직항노선도 취항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국제적 거점공항으로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호주 관광객의 제주 접근성에 큰 이점이 있는 공항이죠. 제주 국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해외 나들이에도 시간적·경제적 편의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처럼 활기를 띠는 제주관광 수요에 발맞춰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2022 제주 트래블 쇼케이스'를 지난 4월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120여 개 유관 기업과 단체, 대학에서 2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필드트립, 카름스테이, 웰니스 등 제주 지역 여행 콘텐츠를 소개하였는데요. 제주관광공사는 한 달 살기, 여행지 원격 근무(워케이션) 등 최근 변화하는 여행 추세에 부응하고 MZ세대 등 젊은 층 여행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지역 여행 브랜드를 선보였는데요. 제주관광공사는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소재 기업체 관계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체류 공간, 여가 체험 프로그램을 묶은 워케이션 수요 유치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어떠세요? 이번 제주로 향하는 여행길 미리 준비하셔야겠죠? 올해는 특별히 조금 더 일찍 서둘러 준비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래서 원하시는 휴가 일정에 불편함 없는 제주여행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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