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의 꿈 '제1의 신세계', 어디까지 왔나

임현지 기자 2022. 6.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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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던 유통 기업들이 2022년에는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은 신세계에 인수된 후 10개월 만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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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오프라인 잘하는 온라인 회사 만들 것"
쓱·지마켓..온·오프라인 경계 허문 '스마일클럽'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던 유통 기업들이 2022년에는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을 맞닥뜨린 후 온·오프라인, 식품, 화장품 등 사업별로 겪은 변화가 달랐기 때문이다. 기업 수장들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각 회사가 직면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엔데믹' 시대를 맞아 각각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신년사 이후 6개월, 기업들의 성과를 돌아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우리가 결국 도달해야 할 목표는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입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제1의 신세계'란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불과 1년 전인 2021년 "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관성 버리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근성을 갖춰라"라며 강력한 변혁을 강조했던 모습에서 다소 완곡해진 분위기다. 지난해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주문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과감한 투자와 인수를 여럿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온·오프라인에서 '신세계 유니버스'를 완성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밑그림에 하나하나 색이 칠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뿌린 투자의 씨앗이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W컨셉 등을 인수한 결과물들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디지털 피보팅(Digital pivoting)'이다.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삼고, 디지털 기반 미래사업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신세계그룹의 2022년 행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22 랜더스데이.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오프라인 무대 위로 오르는 M&A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몸을 사리는 기업들 사이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영토 확장에 나선 바 있다. 대표적으로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와 W컨셉, 이베이코리아 등을 인수하며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여기에 투자된 금액만 4조3000억원을 웃돈다.

SK와이번스는 신세계에 인수된 후 'SSG랜더스'로 이름을 바꿨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것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경기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구장인 창원NC파크에 입점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2개 층으로 확장하고, 신세계푸드·이마트24·노브랜드 등과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 4월에는 야구팬을 비롯한 모든 소비자들을 위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온·오프라인이 총출동한 '랜더스데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은 신세계에 인수된 후 10개월 만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2주 동안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목표 대비 2배를 넘어서자 아예 정식 매장을 열게 됐다. 내부는 오프라인 고객과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원 모양 개방형 구조로 꾸며졌다.

회사 관계자는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직접 입어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MZ세대를 중점 공략할 것"이라며 "경기점 매장을 통해 고객 쇼핑 편의성 증대는 물론 기존 입점 브랜드 오프라인 판로 개척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쇼룸을 마련, 디지털 콘텐츠 경험도 놓치지 않았다. W컨셉은 최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닐바이피(NILBY P)' 오프라인 매장을 배경으로, 원피스와 아우터 상품을 가상으로 배치한 VR쇼룸을 오픈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VR쇼룸을 통해 상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SSG닷컴-지마켓글로벌 '스마일클럽'. 사진=SSG닷컴 제공

◆ '스마일클럽'·'쓱'이 하나로…온·오프 통합 전략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 콘텐츠들과 자산을 모두 연결해 고객에게 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룹사 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신세계가 가진 리소스 외에도 외부와 파트너십을 넓혀 고객에게 진화한 혜택 제공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의 통합멤버십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신세계에 인수된 후 지난 1월 '지마켓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시장 점유율 2위였던 이베이코리아(12%) 인수로 신세계는 네이버(17%), 쿠팡(13%)과 함께 이커머스 업계 '빅3'로 우뚝 올라섰다.

신세계는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간 시너지를 위해 양사 포인트와 혜택을 하나로 합친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지난달 12일 출시했다.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문 혜택과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행보다.

스마일클럽은 지마켓글로벌이 이베이코리아 시절 출시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이미 3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멤버십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통합멤버십의 가장 큰 핵심은 양사 모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멀티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G마켓과 옥션에서만 쓸 수 있었던 '스마일캐시'는 SSG닷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SSG닷컴의 'SSG머니' 역시 G마켓과 옥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같은 스마일클럽이지만 SSG닷컴으로 가입하면 월정액(월 3900원), G마켓·옥션으로 가입하면 연회비(3만원)로 운영된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간 회원비와 제공 서비스가 각각 다르며, 네이버와 쿠팡과 달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OTT도 제공되지 않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회원비 정책을 월 단위, 연 단위로 나눈 것은 소비자 선택을 폭넓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완성된 서비스가 아닌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확장형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Spring Vibes' NFT(왼쪽), '푸빌라' NFT.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하반기 '신세계 유니버스' 공고히…장기 투자 계획도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7665억원, 영업이익은 16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3.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32.4% 성장해 외형성장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하반기엔 신세계 유니버스로 향하는 보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 서비스가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 확대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는 연내 스마일클럽 포인트를 백화점, 이마트, 노브랜드, 스타벅스 등 계열사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SSG닷컴 측은 "올해 2분기까지 온라인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4분기는 오프라인 혜택을 추가하는 등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디지털 신세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백화점 테마 이미지인 'Spring Vibes'를 NFT로 발행, 모바일 앱 이용 고객에게 무료 제공한 바 있다. 6월 중순부터는 NFT 회사 메타콩즈와 협업한 '푸빌라' NFT를 고객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통합멤버십, NFT 등이 디지털 생태계가 강화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IT인력도 대거 투입된다. SSG닷컴은 최근 ▲데이터·인프라본부 ▲백엔드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딥러닝 자연어 개발 등에서 인력을 모집했다. 이번 채용을 통해 SSG닷컴은 500명이 넘는 IT 개발자 인력 풀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본사 근무 인력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채용'의 중요성 역시 정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가 아닌 실행이 가능한 의미 있는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부의 훌륭한 인재들을 육성하고, 우리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외부 인재와 그들의 문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정 부회장은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에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온·오프라인 사업에 향후 5년간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출점에, 온라인은 물류 센터 확대에 집중한다.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헬스케어, 콘텐츠 사업에도 조 단위 자금을 지원해 그룹 미래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에 힘을 모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5년이 그룹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기 위한 매우 중대한 시기"라며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그룹 핵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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