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더 심해진 이대남, 이대녀
지난 대선, 20대 여성들은 이재명 후보를 ‘개아빠’라 부르며 ‘개딸’을 자처했다. 이들은 대선 패배 이후 좌절감으로 더 강하게 결속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서 승리한 이 당선인을 ‘잼파파’라고 부르며 다음 대선까지 이대로 가자고 응원한다. 이 당선인과 친하다는 이유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까지 ‘영기리보이’라고 부르며 귀여워(?)한다.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승했지만 20대 여성은 달랐다. 지난 대선 20대 여자는 이재명 58%, 윤석열 33.8%(이하 방송 3사 출구조사)로 찍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4.2%p였다. 20대 남자는 윤석열 58.7%, 이재명 36.3%로 격차가 반대로 22.4%p였다. 6월 1일 선거에서는 이대녀, 이대남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민주당을 찍은 20대 여성은 66.8%, 국민의힘은 30%였다. 격차가 36.8%p로 더 벌어진 것이다. 남자는 국민의힘(65.1%)이 민주당보다 31%p 앞섰다. 그동안 민주당의 철옹성 지지는 40대 남성(63.2%) 몫이었는데 이대녀 지지가 이를 넘어섰다. 회사 부장과 신입 여사원의 정치지향이 같은 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던 일이다.
▶부모가 보수이고, 자신도 보수라는 20대 여성 후배는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민주당을 찍었다고 했다. “대통령과 이준석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박지현이라도 내세워 우리에게 맞추는 시늉이라도 한다”고 했다.
▶정부 출범 후 “내각 대부분이 남성”이라고 외신 기자가 지적하자 닷새 만에 여성 장관 후보 2명, 이어 차관급 2명을 더 지명했다. “성별에 따른 안배는 없다”던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쌀밥만 먹느냐’고 지적받자 콩을 주먹으로 투척한 셈이다. 그런데도 20대 여성은 국민의힘을 안 찍는다. 여성 장관 지명에 20대 여성은 “안물안궁(안 물어봤다, 안 궁금하다)”이라 할 것이다. MZ세대는 자기 이익에 충실하다. 구세대 여성이 장관 되건 말건 관심 없다. 안전, 젊은 여성이 살기 좋은 세상, 경제적 보상, 그들의 키워드다. 이들에게 지금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는 그 대척점에 서 있다.
▶나이키, 크록스, 마라탕, 소금빵, 크로플…. 요즘 MZ는 최선을 다해 남과 같아지려고 노력한다. 남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사고, 즐기다, 물리면 바로 버린다. ‘남’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 인터넷 카페로, SNS로 연결된 친구들이다. 이재명 지지는 이제 MZ 여성에겐 ‘브랜드 소비 놀이’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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