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올라 출근 부담”… 美 직장인 ‘런치플레이션’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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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달러 이하 메뉴 찾기 어려워
대면 출근 두고 노사 갈등 커져
요즘 뉴욕시 일대에선 이른 아침 맨해튼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마다 이전에 못 보던 긴 줄이 생겼다. 기업의 대면 출근이 재개된 가운데 차량 유지비가 치솟으면서 자가용 운전자들이 대거 대중교통을 택하면서부터다. 금융사 직원 일레인(42)씨는 기자에게 “1년 전만 해도 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면 32~35달러였는데, 이젠 55~60달러”라며 “8시간에 20달러대였던 시내 주차비도 50달러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동료들과 카풀을 포기하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욕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즐겨 먹는 샐러드와 빵 세트, 푸드 트럭 간편식 가격도 뛰었다. 반년 전까지 7~12달러였지만, 이젠 15달러 이하 메뉴를 찾기 어렵다. 커피와 아이스크림 값도 올랐다. 식당에서 줘야 하는 팁도 15%는 눈치가 보이고, 20%는 건네야 한다. 미 대도시 직장인들 사이에선 점심(lunch)과 가격 급등(inflation)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런치플레이션은 점심 값은 물론, 출근용 옷과 신발, 동료와 사교비, 자녀 보육비, 차량 유지비 등 대면 출근에 따르는 각종 비용의 급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평균 외식비가 지난해보다 7.2% 오르면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급증했다. 의복 원료인 인도산 면화 가격이 25~30% 인상됐고, 2년 전 10~15달러이던 10대 베이비시터 시급(時給)은 두 배인 20~30달러가 됐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일 “미 평균 유가가 갤런당 4.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LA에선 8달러를 넘은 곳도 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출근도 휴가도 감당하기 어려운 잔인한 여름이 오고 있다”고 했다.
런치플레이션에 따른 노사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워싱턴주의 한 구글맵 협력사가 이달부터 주 5일 출근을 지시하자 직원들이 “주급이 1000달러인데 기름 값만 350달러” “대면 출근은 고소득자나 감당할 수 있는 사치”라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며 거부했다고 한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1일 “앞으로 주 40시간 이상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 직원은 사표를 낸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출근 거부자들에게 ‘최후 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임직원이 많이 거주하는 도심 외곽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대면 출근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머리를 짜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경제 침체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수요 약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미 경제에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있다”며 “소규모인지 초대형인지는 모르지만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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