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참호서 피흘리는 전사들을 위해서 뛰었다"
스코틀랜드 격파 국민에 승리 선물
6일 웨일스戰 이기면 카타르행
펠레, 푸틴에 '전쟁 멈춰달라' 서한
“지금 조국의 참호에서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흘리며 싸우는 자들을 위해 뛰었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65)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스코틀랜드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 A조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멈춰달라’며 눈물을 보인 미드필더 올렉산드르 진첸코(26)는 “우크라이나에 모든 경기는 결승전 같다”며 “웨일스전이 남았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3개월가량 지연돼 열렸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원정 경기였는데도 관중석 곳곳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였고, ‘전쟁을 멈춰라’ 등 반전 구호가 담긴 현수막도 많았다. 우크라이나 국가가 연주될 땐 스코틀랜드 팬들도 함께 국가를 부르며 연대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는 전반 33분 안드리 야르몰렌코의 선제골, 후반 4분 로만 야렘추크의 추가골로 앞서갔다. 후반 34분 스코틀랜드의 캘럼 맥그리거에게 1골을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아르템 도브비크가 쐐기골을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전쟁 상처를 가진 국민을 달랜 영웅이 됐다”고 했다.
‘축구 전설’ 펠레(82·브라질)는 이날 경기가 시작하기 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을 멈춰달라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가 열렸던 2017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났던 펠레는 “그때 악수했던 바로 그 당신의 손에 이 상황을 중단시킬 힘이 있다”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침략 전쟁을 중단해달라. 폭력은 절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썼다.
우크라이나는 6일 PO 결승전에서 웨일스와 맞붙는다. 이 경기 승자는 이미 완료된 본선 조 추첨에 따라 잉글랜드, 이란, 미국과 함께 B조에 배정된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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