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노래방에서 재봉틀을 빌려드려요"

김인권 J트렌드 칼럼니스트 2022. 6. 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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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칼럼니스트

일본 도쿄의 젊은이가 북적북적대는 번화가 중 한 곳인 이케부쿠로 니시구치공원의 한 노래방에서 매우 독특한 이색 서비스가 SNS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국적 노래방 브랜드인 '조이사운드'(JOYSOUND)의 이케부쿠로 지점에서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재봉틀을 빌려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면서 노래방과 재봉틀을 묶는 이색 콜라보 서비스를 개시했다. 노래방을 이용하는 고객에 한해 세금 포함 1000엔(약 9700원)을 받고 재봉틀 1대를 대여해주는데 가정용 자수재봉틀, 다리미, 다림질매트, 천가위, 차코펜 등 미싱작업에 필요한 제반 장비를 대여해주고 그외 제작에 사용하는 천이나 실, 바늘 등의 소모품은 고객이 지참한다.

화제의 계기가 된 것은 SNS 트위터 유저의 투고다. "집에서 재봉틀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지금 노래방에 봉제작업을 하러 왔다"고 알렸다.

노래방 인테리어와 대여한 재봉틀의 사진을 첨부해 "미싱작업을 하다 지치면 조금 휴식하는 느낌으로 노래도 할 수 있어 최고!"라고 매력을 전했다.

이 투고는 1만8000건 이상의 리트윗과 4만건 이상의 '좋아요'가 모였고 트위터에서는 "잠깐 재봉틀을 사용하고 싶을 때 아주 좋을 것 같다." "사이코(최고)!!" 등 호의적인 반응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예약이 줄을 이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노래방이 봉제작품 등을 만드는 공간을 일컫는 아틀리에와 어우러지는 평소 상상하기조차 힘든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이 독특한 서비스는 기나긴 코로나 터널에서 노래방업계가 곤경에 처한 가운데 찾아낸 '노래에만 그치지 않는 노래방의 새로운 활용법'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이 회사는 코로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래방이 아닌 다른 외부공간, 예를 들면 유명 콘서트장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생방송으로 시청하는 '라이브 뷰잉' 서비스나 큰 화면,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한다. 또한 각종 악기나 온라인으로 하는 보컬레슨 수강 서비스, 또 인기 추리게임 '마더 미스터리 게임' 등을 노래방이라는 멀티미디어 특수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고객들이 음향설비가 갖춰진 개인실이라는 노래방 특유의 장점을 살려 때로는 노래하면서, 때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상을 즐기면서 자신만의 아틀리에 공간처럼 제작을 즐길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유니크하고 특출난 이 회사의 역사와 이 사업의 연관성을 알아보니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한 편으로는 매우 놀라울 정도의 끝없는 혁신의 결과물이었다.

이 노래방의 모회사는 다름 아닌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굴지의 재봉틀인 '브라더미싱'을 제조·판매하는 일본 토종기업 브라더공업이다.

1934년 설립된 브라더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미싱'으로 매우 친숙한 브랜드다. 필자가 어릴 때 브라더미싱을 사용하시던 할머니가 이 재봉틀은 평생 고장이 안 난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내구성이 높은 제품 위주의 기업들은 그 한계가 금방 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변신과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일례로 브라더보다 100년 이상 앞서 있던 미국의 싱거(SINGER)미싱은 혁신에 실패해 지금은 유명무실한 작은 외국계 회사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일본의 브라더는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해나가며 지금은 재봉틀이 주력이 아닌 IT가 주력인 최첨단 회사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번 노래방 프로젝트도 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이 회사가 1986년 PC용 소프트웨어 자동판매기 '타켈'(TAKERU)을 출시하고 불과 300대 정도만 팔고 철수했는데 그때 닦은 기술을 바탕으로 구축된 새로운 통신인프라가 1992년에 첨단 노래방인 '조이사운드'(JOYSOUND) 론칭으로 이어졌고 이번 '노래방-아틀리에 콜라보'가 탄생한 것이다.

한 세기 가깝게 기업으로서 유지하고 성장하는 건 매우 웅장한 대하 역사드라마라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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