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지사 8913표 차' '교차투표'.. 여야 모두 방심 말라는 民意

2022. 6.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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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포인트 차로 희비가 갈렸다.

6·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의 최종 승자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였다.

580여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두 후보의 표 차는 고작 8913표에 불과했다.

여든 야든 한발 물러서 국민 눈높이에서 협치의 자세를 보이라는 게 0.15%포인트 차 승부의 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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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포인트 차로 희비가 갈렸다. 6·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의 최종 승자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였다. 어제 새벽 개표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이르러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제쳤다. 경기 인구는 약 1400만 명으로 전국의 4분의 1이다. 580여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두 후보의 표 차는 고작 8913표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으로선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13곳 시도지사를 싹쓸이할 수 있었지만 막판에 경기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민주당도 3·9대선에선 이재명 후보가 경기에서 5.3%포인트 이겼지만 이번엔 막판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경기는 이번 지방선거의 상징적 승부처였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즉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후보와 당내 공천 과정부터 이른바 ‘명심(明心)’의 지원을 받은 후보 간 맞대결이었다. 새 정부를 둘러싼 평가, 대선 패배자의 조기 등판, 거대 야당의 내홍 등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 승부에서 패한 데 대해 누구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긴장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인 만큼 국정 수행에 힘을 실어주자는 정권안정론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4년 전엔 경기 지역 기초단체장 31곳을 민주당이 모두 석권했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이 22곳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경기지사는 민주당이 가져갔다.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도지사 따로, 시장·군수 따로 찍은 셈이다. 서울 등 다른 지역도 교차 투표 양상을 보인 곳이 많았다. 1기 내각 인선 논란이나 검찰공화국 우려 등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한 걸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이 경기지사를 사수하긴 했지만 성벽은 거의 무너졌다.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대장동 이슈는 물론이고 선거 기간 불거진 성비위 사건, 불쑥 제기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 논란 등 잇단 악재에 민심이 돌아섰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인물론이 좀 더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죽하면 “민주당에는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당선자의 일성이었겠나.

경기지사 선거는 민심의 절묘한 축소판이었다. 표 차만 놓고 보면 거의 무승부에 가까운 결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누가 이겼는지를 떠나 여야 모두 방심하지 말라는 민심의 경고다. 여든 야든 한발 물러서 국민 눈높이에서 협치의 자세를 보이라는 게 0.15%포인트 차 승부의 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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