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무서운 게 밥값"..2030 세대 직격한 외식물가 상승

이상현 2022. 6. 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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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품·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이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기성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30 세대에서는 식비 절감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6.6%)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지난 1998년 4월(7.0%) 이래 가장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오는 3일에는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될 예정인데 상승률이 5%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4.8% 오르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식품 가격 상승이 잇따르는 건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물류대란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기후 이상으로 수확량이 감소한 작물도 있는 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밀·설탕·팜유·닭고기 등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식료품 가격이 들썩이는 것이다.

식료품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은 밥상 물가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기존에는 외식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이 마트 등에서 식자재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물가 때문에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재학 중인 학교 근처에서 3년째 자취 중이라는 20대 대학생 A씨는 "세금 등을 제하고 실수령하는 한 달 아르바이트 월급이 110만원 정도"라며 "월세와 관리비를 내고 나면 밥값이 정말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렴한 월세방도 구하기 힘들어 억지로 버티고 있는데 매달 60만~70만원으로 교통비, 생활비, 학원비까지 내면 밥값이 안 나온다"며 "일을 하면서도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비에 부담을 느끼는 건 A씨뿐만이 아니다.

전국대학생네트워크가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대학생 1901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7%가 대학 입학 후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으로 '식비'를 꼽았다. 응답자의 78.6%(복수응답)는 학식을 먹는 이유가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 서울 소재 직장 근처에서 자취 중이라는 30대 사회초년생 B씨는 "대학생 때보다 나아질 거로 생각했는데 큰 변화가 없다"며 "아르바이트보다야 수입이 늘어났지만, 대출 이자도 있고 경조사 비용 등 잔지출도 생겼다. 매번 줄이는 게 밥값"이라고 말했다.

B씨는 "어른이 되어보니 안 쓰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돈이 있더라"라며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간 뒤 장을 보러 가면 무엇을 사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정보서비스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김치찌개 백반의 가격은 올해 4월 7154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4월 6462원, 2021년 4월 6769원에 이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짜장면 가격도 5115원, 5385원, 6146원 순으로 올랐다.

식료품 물가가 좀처럼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저렴한 식료품이나 냉동식품 등을 찾는 청년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2년째 서울에서 자취 중이라는 20대 직장인 C씨는 "쌀은 직접 구매하지만 나머지 반찬이나 장류는 본가에서 얻어오기도 하고, 편의점 등에서 산 걸 아껴먹기도 한다"며 "형편이 어려울 때마다 밥에 비해 반찬 비중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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