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운항 기술로 '세계 최초 대양 횡단'
1만km 운항..올 하반기 상용화
국내 기업이 만든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한 대형 선박이 세계 최초로 대양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항해에 사용된 자율운항 기술은 올해 하반기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HD현대(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2일 SK해운과 함께 18만㎥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선박에는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인 ‘하이나스 2.0’이 탑재됐다. 이번 항해는 선박을 자율운항 기술로 제어해 대양을 횡단한 세계 첫 사례다.
하이나스 2.0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을 기초로 최적의 경로와 항해 속도를 계산한다. 인공지능이 날씨, 파고 등 주변 환경과 타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 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2단계 자율운항은 1단계 기술인 인지, 판단 기능에 더해 선박을 조종하고 제어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최근 자율운항 기술 개발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사람의 실수를 없애 운항의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는 최근 자율운항 선박과 관련 기자재 시장이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규모가 2357억달러(약 29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즘 커리지호는 지난달 1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의 프리포트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는 33일간의 운항을 마친 뒤 2일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도착했다. 총 운항 거리가 약 2만㎞인데, 이 가운데 절반인 1만㎞를 하이나스 2.0을 이용해 자율운항했다. 아비커스에 따르면 프리즘 커리지호는 최적 경로로 자율운항하며 연료 효율을 7% 높이고, 운항 중 타 선박의 위치를 인지해 충돌 위험을 100여 차례 회피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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