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뛰쳐나온 무소속, 어찌 됐든 '인물론 승리'
총 17명 중 16명이 영호남 포진
다수가 공천 잡음으로 탈당, 출마
여야 일각선 "불복 정치" 폄훼
6·1 지방선거에서 거대 여야 정당들의 틈새 속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은 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호남 10명, 영남 6명을 포함해 총 17명의 무소속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들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었으나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발표한 개표 결과를 보면 전국 226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17명이 시장·군수·구청장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17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인이 나온 바 있다.
4년 전과 숫자는 같지만 지역별로는 미묘하게 차이가 났다. 이번 선거에서 인천 1명, 전북 3명, 전남 7명, 경북·경남 각 3명 등이었으나 4년 전에는 대구·부산 각 1명, 강원 2명, 전남 5명, 전북 2명, 경남 1명, 경북 5명 등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영호남에 무소속 당선인이 집중된 것이다. 당선인 면면을 보면 원래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현역 단체장을 하거나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정당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공천 관련 잡음을 겪은 뒤 탈당해 무소속의 길을 택한 후보들이었다.
가장 많은 무소속 당선인이 나온 전남에서는 목포시장 박홍률·순천시장 노관규·광양시장 정인화·강진군수 강진원·진도군수 김희수·무안군수 김산·영광군수 강종만 후보가 당선됐다. 전북에서는 무주군수 황인홍·임실군수 심민·순창군수 최영일 후보가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민주당 지지세가 확고한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 약진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북에서는 영천시장 최기문·의성군수 김주수·울릉군수 남한권 후보가, 경남에서는 의령군수 오태완·하동군수 하승철·함양군수 진병영 후보가 당선됐다. 경찰청장 출신인 최기문 당선인은 2018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영천시장에 당선됐고, 이번 승리로 무소속 재선 시장이 됐다. 영남의 다른 지역 당선인들은 대체로 공천 과정에서 경선 배제 조치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인천서는 강화군수에 유천호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이들의 당선을 놓고 여야 정치권에선 정당정치 측면으로 봐서 ‘불복 정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당 모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선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거대 정당 후보들보다 더 민심에 호소하고 인물론을 부각해 승리했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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