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대 가는 길 역풍 만난 이재명
'방탄용 출마' 지적 이어져
당권 도전 반대 만만찮아
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당선인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맞닥뜨렸다.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던 이 당선인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 당선인은 2일 공개 일정을 자제했다.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소에서 비공개로 열린 해단식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도 말을 아꼈다.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선거 패배 책임론, 8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지방선거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그는 전날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무거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이 당선인은 계양을 보궐선거 당선소감을 밝히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8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위기의 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10일 대선 선대위 해단식 후 59일 만의 초고속 등판이었다. 당 안팎에서는 수사를 고려한 ‘방탄용 출마’라는 지적이 일었다.
계양을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자 전국 유세를 지원하려던 이 당선인의 당초 계획은 어그러졌다. 그는 계양을에 발이 묶였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과반(9곳) 승리 목표는 5곳 달성에 그쳤다.
지방선거 패배 후 당내에선 ‘이재명 책임론’이 잇따랐다. 신동근 의원은 “송영길과 이재명의 ‘품앗이’ 공천으로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2’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홍영표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했다.
이 당선인의 8월 전당대회 출마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이 당선인과 가까운 한 의원은 “당의 주류 기득권이 패권만 추구해온 행태가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며 “이 당선인이 무조건 당권에 도전해 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응천 당 비상대책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상처뿐인 영광”이라며 “깔끔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박광연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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