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시·도지사 당선인들, 진짜 실력 드러낼 때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 당선증 수령. 사진=김태흠 캠프 제공

6·1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도 국민의힘 지지세가 위력을 보이면서 광역단체장으로 상징되는 지방권력이 전면 교체됐다.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유리한 선거 지형이었다지만 민주당 소속 쟁쟁한 현역 단체장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최대 수혜자는 충청 4곳 시·도지사 선거에서 동반 승리를 일군 국민의힘 당선인들이다. 충북에서의 여야 후보간 득표차를 제외하면 대전·세종 승리라는 예측불허의 결과가 나왔고 충남지사 선거도 일방 후보의 낙승 전망을 장담하기 어려운 대결 구도였다.

당선인 면면을 보면 광역행정의 수장직을 수행할 재목으로서 특별히 결격 사유는 없다고 본다. 대전 이장우 당선인만 해도 동구청장을 지낸 데 이어 재선 의원 출신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인물이며 충남 김태흠 당선인의 무게감도 밀리지 않는다 할 수 있다. 정무부지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데다 3선 의원 고지에 올라 광역행정 업무가 낯설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세종 최민호 당선인도 지방정부에서 일해 본 이력에 더해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 출신임을 감안할 때 임기가 시작되면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정을 맡게 된 김영환 당선인도 과기부 장관, 4선 의원 등 경력에서 엿볼 수 있듯 충북 발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정도면 기본 바탕과 자질 등 면에서 다들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을 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선 승리가 이들의 인물 경쟁력 때문만이라고 본다면 편의적 해석이다. 우선은 자당의 대선 승리로 대통령 후광효과를 업은 측면이 있을 테고 또 하나 낮아진 평균 투표율도 어느 정도는 판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들은 나란히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4년 전엔 민주당이 4승을 챙겼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에서 정반대 상황의 기록을 썼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험대에 서게 되는 만큼 저마다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여당 단체장 손을 들어준 것은 이유가 간명하다. 막연한 기대심리 수준을 넘어 민선 7기에서 한발 더 진전된 성과물로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달라는 메시지가 녹아있다고 보면 맞다. 이미 지역 정책·현안 사업들은 잘 정리돼 있는 마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