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마스터 듀얼, 악성 '매크로' 여전히 활개

계정 판매 위해 사라지지 않는 '시간 지연 매크로'.. 코나미 "대책 논의 중"

코나미의 대표 카드 게임 '유희왕 마스터 듀얼'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출시 시점부터 꾸준하게 활개치는 매크로 이용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유희왕 마스터 듀얼에서 성행하는 매크로는 '고의적 시간 지연 플레이'로 자신의 턴에 주어진 시간 '480초'를 전부 소모해 상대를 기다리게 만들어 항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매크로 이용자들은 보통 일본어 닉네임과 기본 덱을 사용하기 때문에 엑스트라 덱의 카드 수를 확인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편법으로 승리를 쟁취해 랭크를 올리는 방식인 만큼 승률이 높지 않아 상위 티어보다는 실버, 골드 등 하위 티어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다만, 새벽 시간에는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티어에서도 종종 나타나는데, 해당 티어에서 엑스트라 덱이 5장뿐이라면 99% 시간 지연 매크로 이용자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매크로 사용 목적은 '계정 판매'다. 랭크 게임에서 일정 게임 승리하거나 랭크 등급이 상승하면 젬(게임 전용 재화)을 획득할 수 있고 젬 보유량이 높은 계정일수록 가격이 상승한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은 랭크 게임 패배 시 재화에 대한 패널티가 없기 때문에 손쉽게 젬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수요가 없으면 공급처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해외 게임 계정 및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확인하면 일일 수백 개가 넘는 계정 완료 목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유희왕 마스터 듀얼 계정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시간 지연 매크로의 대처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 턴에서 480초 동안 기다리면 자동으로 승리한다. 이에 따라 매크로 이용자라고 판단되면 다른 게임을 즐긴다던가, 다른 행동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다.

매크로 이용자를 만나면 쉽게 승리하는 만큼 랭크 등반에 도움이 될 순 있다. 하지만 평균 3~7턴으로 게임의 승부가 결정되는 마스터 듀얼에서 480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행위는 부정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외부에서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배터리를 허무하게 소모시켜야 한다.

"차라리 이 시간에 다른 이용자랑 온전한 듀얼을 즐기겠다" 혹은 "다이아몬드 1등급(최고 티어)이니까 패배해도 상관 없다"고 판단한 이용자들은 게임을 강제로 포기하고 다시 매칭 버튼을 누르는데, 이 상황을 빈번하게 겪으면서 결국 게임의 흥미를 잃고 이탈하는 사례도 있다.

매크로 문제는 이전에도 계속 논란이 된 바 있다. 시간 지연 매크로가 성행하기 이전에는 다이너마이트 덱으로 선공을 잡고 시작하자마자 끝내버리는 방식이 활개를 쳤다.

해당 덱의 메커니즘은 엑스트라 덱 15장을 서로 제외하고 상대 메인 페이즈가 시작하기 전에 서로 제외된 카드에 비례한 대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이용자들은 한 턴에 게임이 끝나지 않도록 어쩔 수 없이 엑스트라 덱을 13장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엑스트라 덱을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하게 만든 상황은 게임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고 이에 심각성을 느낀 코나미는 다이너마이트 덱의 핵심 카드 사용 매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봉쇄했다. 그 결과 다이너마이트 덱 매크로 이용자 수가 대거 사라졌고 정상 이용자들은 걱정 없이 엑스트라 덱을 15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간 지연 매크로에 대해서도 코나미는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다면서 완고한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서 코나미는 "일부 이용자가 고의적인 시간 지연 플레이로 항복을 유도하는 현상을 발견했고 해당 플레이를 막기 위해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moon@gamet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