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70주년' 엘리자베스 여왕 "미래를 내다보는 날 되길"

박효재 기자 2022. 6. 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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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70주년 행사(플래티넘 주빌리) 첫날인 2일(현지시간) 런던 거리에서 한 여성이 여왕의 얼굴이 중앙에 새겨진 국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최장기 재위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의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영국 왕실 역사상 첫 플래티넘 주빌리를 맞아 영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플래티넘 주빌리의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 하루 전인 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여왕은 메시지에서 “플래티넘 주빌리를 기념하는 데 참여한 영국과 영연방 전역의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축제가 행복한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보여준 선의에 늘 영감받고 있다”며 “지난 70년 동안 이룩한 모든 것을 되돌아보는 기회이면서 자신감과 열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에서 70년 넘게 재위한 유일한 군주다. 그는 1952년 2월6일 아버지 조지 6세가 별세한 날부터 왕위를 물려받아 윈스턴 처칠을 시작으로 14명의 총리와 일했으며, 이전 최장기 재위 군주인 빅토리아 여왕보다도 6년 이상 더 오래 군주 역할을 해왔다.

플래티넘 주빌리는 군기분열식을 시작으로 오는 5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군기분열식은 왕이 공식 생일로 지정한 날을 기념해 근위대가 진행하는 공식 축하 퍼레이드로 군인 1200명, 말 240마리 등이 동원된다. 이어 여왕과 왕실 주요 가족들이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인사하고, 공군의 공중분열식이 펼쳐진다.

3일에는 감사 예배가, 4일에는 버킹엄궁에서 영국 출신 팝스타가 총출동하는 대규모 콘서트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차량 통행을 막고 주민들이 모여 먹고 즐기는 ‘빅 주빌리 런치’가 열린다. 이날 오후에는 황금마차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여왕이 대관식 당시 탑승했던 황금마차가 2002년 ‘골든 주빌리(즉위 50주년)’ 이후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황금마차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1762년 제작된 길이 7m, 무게 4t에 달하는 순금 도금 마차다.

여왕이 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확실치 않다. 여왕은 지난해 가을부터 건강 문제로 대외활동을 대폭 줄였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에 불참했다. 버킹엄궁은 다만 2일 왕실 가족의 버킹엄궁 발코니 등장 행사에 현직 고위 왕실 가족들만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성년자 성폭행 스캔들에 휩싸였던 앤드루 왕자와 왕실 구성원으로서 공식 역할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이주한 해리 왕자 부부 등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여왕의 노고를 기릴 기회가 생전에 더 없을 수도 있어 영국인들은 이번 행사를 더 각별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외곽에 산다는 66세 데이비드 올우드는 NPR과 인터뷰하면서 “여왕은 대관식 연설 때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켰다”면서 “내가 아는 한 여왕은 이 나라가 여태 가졌던 것 중 최고”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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