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겸손' 다짐한 여권, 협치 길 적극 열어 진정성 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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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에서 압승이 확정된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이 2년 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돼서 일방적인 독주를 하다가 2년여 만에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저희도 정말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보고 일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에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목소리부터 먼저 낸 것은 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한 강요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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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에서 압승이 확정된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이 2년 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돼서 일방적인 독주를 하다가 2년여 만에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저희도 정말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보고 일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되새기며 오만과 독선을 경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만큼, 실제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보다는 기대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민주당의 잇단 ‘자책골’이 정부·여당의 실책을 가려준 측면도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에서 확인된 ‘독선’과 편중된 내각인사, 졸속·부실검증에 따른 장관 후보자들 낙마 등의 난맥상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특히 투표율이 50.9%로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기권을 했다는 점은 정치권 전체에 울리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젠더 투표’ 성향도 재확인됐다. 지상파 3사의 공동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65.1%는 국민의힘 후보를, 20대 이하 여성 66.8%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다. 최근 일부 인사에서 여성 발탁 노력을 보이긴 했지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고집하며 젠더 갈등을 여전히 부추기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는 선거전략이 아니라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하는 집권세력 아닌가.
무엇보다 국내외의 복합적 위기를 헤쳐가려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민주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에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목소리부터 먼저 낸 것은 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한 강요로 비칠 수 있다. 지방선거 승리는 ‘프리패스’가 아니다. 적극적인 협치의 자세를 먼저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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