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은 코로나19 상황 악화하고 있을 수도"

안호균 2022. 6. 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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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전화 인터뷰
"평양 밖은 식량·약품 부족하고 봉쇄 완벽하지 않아"
"지방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환자 상당히 많을수도"
"변이 발생 위험 높은 북한, 상황 쉽게볼까 걱정"

[서울=뉴시스] 북한 방역 모습. 2022.05.24.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평양 밖의 지역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 유행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역별 격차로 인해 지방에서는 의약품과 식량, 의료시설 부족으로 혼란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평양 밖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평양은 상하이와 같이 '락다운(봉쇄)'을 하고 중앙에서 식료품이나 약품을 공급해주지만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 식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락다운도 완벽하지 않다. 지금 평양은 (환자 발생이) 꺾이는 것처럼 보여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들이 지방에서는 상당히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의 보도를 보면 코로나19 치료법으로 민간요법을 소개를 하고 있다. 의약품이 없으니 보건 당국에서도 사실상 알아서 치료하라는 것이다. 병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에도 당연히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북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는 지난달 15일 3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에는 사흘째 10만명을 밑돌고 있다. 누적 발열자는 총 383만542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사망자는 총 70명이다. 발표된 자료만 놓고 보면 치명률은 0.002%로 매우 낮다.

김 이사장은 북한의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의 북한이 코로나19 상황 안정화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오미크론의 위험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 이사장은 "발열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이들이 대부분 코로나19 환자라고 한다면 실제 감염자 수는 1000만명을 넘었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에 걸리면서 감염지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도 그런 상황일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치사율이 훨씬 높은 열병들도 경험을 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긴장을 했겠지만 평양 내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자 예상보다 상황이 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여론을 의식해 사망자 통계는 어느 정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김 이사장은 "사망률이 0.002%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사례다. 전체 유병 규모로 보면 하루에 수백명 이상씩 사망자가 생기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엄청난 공포로 다가올 수 밖에 없으니 심리 방역 차원에서 관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코로나19 검사가 굉장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망자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발표하는) 사망자 수는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망자의 수만 보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같은 저개발국에서는 다른 질병의 유행으로 교차면역이 확보돼 치명률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아프리카의 경우에도 백신 접종이 거의 없어 엄청난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선방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경우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에 이미 많이 노출돼 있고, T세포에서 면역세포들이 이것을 기억을 하고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견디는 능력이 일정 정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상황을 낙관해 방역을 완화하거나 의약품·방역물품 확보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맞을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과 같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나라에서 유행의 탄력이 커지면서 변이가 생긴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변이는 전염력이 강해지고 독성은 약해졌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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