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빨갛게 물들었다..국민의힘 기초단체장도 압승

김선식 2022. 6. 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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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서울 25곳 중 17곳, 경기 31곳 중 22곳, 인천 10곳 중 7곳 당선
서울 기초단체장 판세. 빨간색이 국민의힘, 파란색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지. 인터넷 포털 ‘다음’ 화면 갈무리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힌 수도권. 승부의 저울추는 국민의힘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경기지사 개표 막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진땀 역전승이 있었지만,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 서울·인천·경기 가릴 것 없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을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2곳, 인천 10개 군·구 중 7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4년 만의 변화라기엔 폭이 컸다. 2018년 서초구를 제외하고 24곳을 ‘싹쓸이’했던 더불어민주당은 8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확보한 구청장은 종로(정문헌), 용산(박희영), 강남(조성명), 서초(전성수), 송파(서강석), 강동(이수희), 중구(김길성), 광진(김경호), 동대문(이필형), 도봉(오언석), 서대문(이성헌), 마포(박강수), 양천(이기재), 강서(김태우), 구로(문헌일), 영등포(최호권), 동작(박일하) 17명이다. 중구·광진·마포·양천·영등포 5곳은 모두 현역 구청장과의 대결에서 거둔 승리라 국민의힘엔 더욱 값지다.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서울의 지방권력 지형도는 2010년 이전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전통 강세지역인 성동(정원오), 중랑(류경기), 성북(이승로), 노원(오승록), 은평(김미경), 금천(유성훈), 관악(박준희), 강북(이순희) 8곳에서 승리했다. 강북구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현역 구청장이 후보로 나선 곳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 견주면 초라한 성적표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20%포인트 가까이 뒤진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견줘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된 8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에서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적게는 8%포인트(관악), 많게는 23%포인트(성동) 차이로 이겼다.

김은주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민주당이 10여년간 다수를 점한 서울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방선거에선 시장 후보 소속 정당에 줄투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당선된 민주당 현역 구청장들은 ‘인물론’으로 불리한 지형을 극복했다”고 진단했다.

경기 기초단체장 판세. 빨간색이 국민의힘, 파란색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지. 인터넷 포털 ‘다음’ 화면 갈무리

경기도

‘22 대 9’.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 개표 초반 5곳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했지만, 1%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초접전을 이어가던 수원·안양·안성·파주에서 개표 막판 민주당이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차이를 줄였다. 국민의힘은 동·북부에서, 민주당은 서부에서 선전했다.

민주당은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인 고양과 용인에서 패한 게 뼈아팠다. 모두 민주당 소속 현역 시장이 있던 곳이다. 고양에선 국민의힘 이동환, 용인에선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가 승리해 첫 특례시장이 됐다. 수원에선 새벽 4시까지 앞서던 김용남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역전을 허용하면서 이재준 민주당 후보에게 0.57%포인트(2928표) 차이의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근거지인 성남과 전직 동갑내기 국회의원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끈 남양주에선 국민의힘 소속인 신상진 후보와 주광덕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는 민주당이 파주시장 선거에서만 유일하게 승리했다. 민주당 출신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산에선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가 ‘야권 분열’의 어부지리를 챙겼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4년 전 선거에서 가평과 연천을 제외한 나머지 29곳에서 민주당에 당한 참패를 설욕하게 됐다.

서울 기초단체장 판세. 빨간색이 국민의힘, 파란색이 더불어민주당, 회색이 무소속 후보 당선지. 인터넷 포털 ‘다음’ 화면 갈무리

인천

4년 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8 대 2’로 압승했던 민주당이 이번엔 ‘2 대 7’로 패했다. 민주당은 부평(차준택), 계양(윤환)에서만 가까스로 당선자를 배출했다. 국민의힘은 중구(김정헌), 동구(김찬진), 미추홀(이영훈), 연수(이재호), 남동(박종효), 서구(강범석), 옹진군(문경복) 7곳에서 승리했다. 강화군에서는 당선된 무소속 유천호 후보가 애초 국민의힘 소속이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2 대 8’ 승부다. 인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절반 넘게 당선된 것은 2006년 치른 4회 지방선거 뒤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인천에서 ‘이재명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인천 전체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거둔 득표율은 윤석열의 대선 득표율보다 5%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찍은 중도층이 오히려 이재명 등판에 실망해 이탈했다고 봐야 한다. 이재명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는 이재명과 민주당의 명백한 오판이었다”고 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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