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과 소령, 父子파일럿의 공동비행훈련

김성훈 2022. 6. 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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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철 의장, 마지막 지휘비행
대구 공군 11전투비행단서
F-15K 편대 비행 지휘
42년 군생활, 3200시간 비행
아들 원중식 소령도 파일럿
이날 같이 비행하며 지휘받아
원인철 합참의장(왼쪽 셋째)이 지난달 31일 공군11전투비행단에서 아들 원중식 소령(왼쪽 둘째)과 함께 F-15K 전투기 지휘비행을 마친 뒤 복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합동참모본부]
공군 출신인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이 지난달 31일 대구의 공군 1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후배 전투조종사'인 아들과 편대를 이뤄 지휘비행을 했다.

2일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원 의장이 지난달 31일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 훈련과 주변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진입 시 즉각적인 전술조치를 수행해온 해당 부대를 대비 태세 점검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원 의장은 (해당 부대에서) 적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 의장이 임무를 수행 중인 장병들과 함께 지휘비행을 하며 영공 수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대는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전날인 지난달 24일 전투기 30여 대를 동원해 활주로를 질주하며 위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해당 부대는 지난달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에 무단 진입했을 때에도 전투기를 출격시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

원 의장은 이날 젊은 날의 자신처럼 공군 전투조종사로 근무 중인 아들 원중식 소령(공사 59기)과 나란히 F-15K 전투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원 의장은 당시 편대 비행에서 1번기 후방석에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원 소령은 2번기 전방석에서 전투기를 조종하며 군 최고지휘관이자 '빨간 마후라' 선배, 그리고 아버지인 원 의장과 합을 맞췄다.

이날 비행은 베테랑 파일럿 원 의장의 고별 비행이었다. 이와 함께 대를 이어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아들 원 소령에게 임무를 인수인계하는 파일럿 부자 간의 의식이기도 했다. KF-16을 주 기종으로 하는 원 의장의 비행 경력은 3200시간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국방일보는 원 의장이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실전적 전투훈련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원 의장은 "유사시 가장 신속하게 출동해 적의 심장부를 일격에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방일보가 전했다. 원 의장은 지휘비행 이후에는 "조장사들의 기량과 전문성이 곧 군사 대비 태세를 상징한다"면서 "조종사와 항공기가 하나가 돼 실전에서 조건반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훈련하고 연마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원 의장은 지난달 25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합참의장으로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내정됨에 따라 전역하게 되었다.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교체된 대장들 중 임기를 거의 다 채우고 물러난 거의 유일한 사례다. 원 의장은 김승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대로 임관 동기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역신고를 하고 42년여의 군 생활을 마칠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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