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위축, 보수 약진..'단일화' '붉은색' 좌우했다

서한샘 기자 2022. 6. 2. 16: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1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결과 진보성향의 당선자가 대거 줄면서 '진보교육감 전성시대'가 저물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17개 시·도 가운데 진보성향 후보는 9개 지역(서울·인천·광주·울산·세종·충남·전북·전남·경남)에서, 보수성향 후보는 8개 지역(부산·대구·대전·경기·강원·충북·경북·제주)에서 당선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혁신교육 공감대 잃었다"..활발한 보수 단일화도 한몫
국민의힘 약진도 영향..현직프리미엄에 대폭 줄진 않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후보가 2일 인천 미추홀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인천사진공동취재단) 2022.6.2/뉴스1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6·1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결과 진보성향의 당선자가 대거 줄면서 '진보교육감 전성시대'가 저물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17개 시·도 가운데 진보성향 후보는 9개 지역(서울·인천·광주·울산·세종·충남·전북·전남·경남)에서, 보수성향 후보는 8개 지역(부산·대구·대전·경기·강원·충북·경북·제주)에서 당선됐다.

지난 8년간 시·도교육감 당선 양상과는 판이하다. 2014년에는 13개 지역, 2018년에는 14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선출돼 이른바 '진보교육감 전성시대'가 지속돼왔다.

반면 보수교육감은 2018년 3명에 그쳤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8명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우선 진보교육감들이 전면에 내세웠던 '혁신교육'이 공감대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코로나19의 여파가 크기는 했으나 혁신교육을 추진하는 사이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이 떨어진데다 학력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력 증진에 목적을 두는 수월성 교육과 학력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는 형평성 교육 어느 쪽에서도 좋은 지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며 "혁신교육이 추구하는 공감·배려·협력 등 사회 정서역량 측면에서도 학생들이 좋아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전에 비해 보수 후보들 간 활발했던 단일화 합의도 유권자 결집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끝내 보수 단일화가 불발됐지만, 제주·경기·부산·울산·경남 등에서는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여태껏 교육감 직선제에서 현직교육감을 이긴 역사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는 다수 지역에서 단일화 바람이 불었다"며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현직교육감을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독 여당인 국민의힘이 약진한 것도 보수교육감 후보들의 당선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시·도지사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을 모두 휩쓸었다는 평을 받는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중립'을 명목으로 정당 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정당의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여타 지방선거의 판세와는 무관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마다 선거운동복, 현수막 등에 정당의 상징색을 활용하면서 암묵적으로 특정 정당과의 연관성을 부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에서 보수교육감이 크게 늘어난 것을 순수하게 보수의 '약진'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3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 이후 특정 정당, 진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보수를 자처한 후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딱히 보수 후보가 뛰어나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를 '싹쓸이'한 데 비해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9명, 보수 8명으로 균형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그래도 진보성향 후보들이 선전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진보가 선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배상훈 교수는 "지금의 교육감 선거 제도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선·3선을 위해 출마한 진보교육감들이 수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