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아시아'..제약바이오 수출 인도·동남아 비중 커졌다

송연주 2022. 6. 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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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도·인니·필리핀·베트남 등에 대한 의약품·의료기기 수출↑
대웅·동아·종근당·이노엔 현지 진출 및 시장 확대 중
사회활동으로 서서히 시장에 깃드는 전략 구사

[하이데라바드=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정부 운영 병원에서 한 경찰관이 코로나19 3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면서 인도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 종사자들에게 3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2022.01.11.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한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핵심 교역국인 미국·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이 점차 줄고, 아시아 국가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소비) 축이 미국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제약바이오 수출에서도 아시아 국가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최초로 의약품 무역수지 흑자(1조3940억원)를 달성했던 지난 2020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인도로의 완제의약품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800.8% 증가한 2억6332만 달러, 인도네시아는 404.9% 증가한 7125만 달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보건산업 수출실적에 따르면, 2021년 의약품 수출액은 99억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7.6% 늘었다. 특히 585.2% 폭증한 싱가포르(3억1000만 달러)와 308.0% 증가한 필리핀(2억6000만 달러)이 눈에 띈다. 싱가포르는 2020년 의약품 수출순위 24위에서 2021년 6위로 껑충 올랐다. 필리핀도 20위에서 10위로 뛰었다. 반면 한국의 의약품 수출 1위국인 독일은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주춤하면서 수출액(18억3500만 달러)도 3.9% 줄었다.

의료기기 수출(66억4000만 달러) 역시 전년 대비 16.4% 늘었는데, 중국(7억3000만 달러)이 34.9% 증가하며 의료기기 수출 실적을 주도했다. 베트남은 진단 제품 수요 증가로 수출(4억500만 달러)이 큰 폭으로 늘면서 수출국 3위(2020년 14위)로 껑충 뛰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아시아 신흥국의 시장잠재력을 높게 보고 현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업계 중 가장 많은 해외 법인·지사(8곳)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인도 등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진출 기반을 다져왔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에는 R&D 센터도 운영 중이다. 올 1분기에는 지사를 운영 중인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에 위신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품목허가를 직접 신청하기도 했다.

또 국내 디지털 헬스 기업 에이치디정션과 손잡고 클라우드 기반 EMR(전자의무기록)을 통해 동남아시아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향후 전 세계 바이오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대웅인피온은 2012년 합작회사로 시작해서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생산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2017년 적혈구생성인자(EPO)를 인도네시아 최초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아 시판 중이다. 상피세포성장인자(EGF), 인성장호르몬(hGH) 등 다수의 대웅제약 제품 기술을 현지에 이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대학·연구소와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바이오 신약 탐색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2012년 인도에 연락사무소를 설립한 동아에스티는 작년 말 인도법인(Dong-A ST India Pvt., Ltd)을 설립하며 인도 현지 사업을 격상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이자 아시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높은 성장률이 예상돼서다. 현지의 사무·연구 개발 인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장점도 있다. 지리적으로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진출의 거점이다.

향후 인도 법인 인력을 4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 내에서 자체 사업 개발 및 사업모델 다각화, 지역 거점 성장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8년 현지 제약사 컴비파와 공동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또 동아제약의 대표품목 ‘캔박카스’는 캄보디아, 미얀마, 필리핀, 대만 등에 수출되고 있다. 이 중 캄보디아에선 연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현지인들을 사로잡았다.

종근당은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기업 오토 사와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하며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9년엔 3천만 달러를 투자해 CKD-OTTO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 현지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 등의 품목허가를 받아 생산 중이다. 20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 국가들을 비롯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베트남에는 사무소를 개소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인도 제약사 닥터레디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의 7개국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닥터레디의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시장 확대 녹록치 않아…사회활동으로 서서히 시장에 깃드는 전략

동남아 시장 진출과 확대가 녹록한 건 아니다. 현지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앞서기 어려운 점, 이슬람권은 할랄인증을 받아야 하는 점, 자국기업과 협력해야 진출할 수 있게 한 규제 등 예상 외로 진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이 크고 있어 계속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고 시도하지만 쉽지 않다”며 “우선 현지 기업들의 의약품 가격이 낮아 제네릭(복제약)으로는 가격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또 진출하려면 현지회사와 합작해야 하는 등 자국기업을 보호하는 기조 때문에 시장을 파고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회공헌사업과 현지 인재 육성 등 문화를 통해 시장에 점차 깃드는 전략이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약학대학의 석·박사 학생을 대상으로 ‘대웅 글로벌 DDS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웅 연구소와 인도네시아 대학 간 학점연계 교육·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우수한 학생에게는 입사 기회도 부여한다.

또 국내에서 운영 중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참지마요’를 인도네시아로 확대할 예정이다. 참지마요는 발달장애인 등 ‘느린 학습자’들이 몸이 아플 때 혼자서도 질병 증상을 표현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대웅소셜임팩터로 선발된 현지 대학생 20명이 이달부터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 이슈를 공론화하고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춘 그림책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바이오 산업 활성화와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인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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