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라도 찾아가라".. '범죄도시2' 모티브 사건은 더 잔혹했다

최혜승 기자 2022. 6. 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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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 범죄도시2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에서 한인 3인조가 관광객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고 살인을 저지른 이른바 ‘필리핀 연쇄 납치‧살인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가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2008년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의 줄거리나 시대적 배경 등이 ‘필리핀 연쇄‧납치 살인사건’과 비슷하다.

해당 사건의 주범은 최세용, 김종석, 김성곤이다. 이들은 2007년 경기 안양시의 사설 환전소에서 혼자 일하던 20대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뒤 1억8000만원가량의 현금을 훔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이후 최세용 일당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표적 삼아 범행을 저질렀다. 인터넷을 통해 여행 편의를 제공한다며 관광객을 유인해 납치하고, 국내에 있는 피해자 가족을 협박해 돈을 뜯는 수법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최세용 일당이 벌인 살인은 5건, 납치 강도는 16건이었으며, 피해액은 6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혼자 필리핀으로 휴가 온 30대 홍모씨를 납치했다. 납치 당한 홍씨는 여행 3일째 되는 날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여행 중 현지 미성년 여자와 성관계를 하다 걸렸다”며 합의금 1000만원을 송금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놀란 가족들이 급히 돈을 부쳤으나 아들의 연락은 끊겼고 귀국하지 못 했다.

일당은 홍씨의 가족에게 직접 전화해 다시 금품을 요구했다. 이들은 아들의 행방을 묻는 홍씨의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죽었다. 뼈라도 찾아가라”라며 1000만원을 달러로 준비하라고 했다. 홍씨는 2014년 일당의 은신처였던 마닐라의 한 주택 바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필리핀 연쇄 납치 및 살인사건' 주범인 최세용, 김성곤, 김종석 수배 전단/ 경찰청

최세용 일당은 2012년에 필리핀과 태국에서 차례로 검거됐다. 김성곤은 2011년 12월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수감됐으나 탈옥에 성공했다. 이듬해 5월 현지 경찰에 다시 붙잡혔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종석은 2012년 10월 경찰에 붙잡혔으나 검거 3일 만에 필리핀 유치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해 11월 최세용은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넘어가려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최세용은 위조여권 사용과 공문서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아 태국 감옥에 수감됐다.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최세용과 김성곤을 한국으로 송환해 재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미 숨진 김종석에게 혐의를 떠넘긴 것으로도 알려졌다. 2017년 대법원은 김성곤과 최세용에 대해 각각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최세용의 경우 태국 정부가 인도를 허가했다. 반면 임시 인도 방식으로 송환된 김성곤은 2022년 5월 필리핀으로 재송환 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범죄도시2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영화 속 배경은 당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사건을 조사해 제작한 것”이라며 “필리핀 연쇄 납치‧살인사건을 특정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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