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국민의힘 최대의 敵은 자만과 나태

기자 2022. 6. 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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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9 대선 이후 국민의 마음을 다시 읽을 기회가 6·1 지방선거였다.

지난 두 번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처벌이자 대안 부재로 인한 국민의힘 선택이었다.

대선에서 47.8%를 득표했다는 이유로 이재명 후보를 보궐선거에 공천했을 때 국민은 민주당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교만과 독주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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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3·9 대선 이후 국민의 마음을 다시 읽을 기회가 6·1 지방선거였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정치를 어떻게 보는지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지난 두 번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처벌이자 대안 부재로 인한 국민의힘 선택이었다. 이제 정치권은 쓸데없는 정쟁에서 벗어나 국정에 전념해야 할 때다.

지난해 재·보궐선거까지 합하면 민주당은 연이어 3번을 패했다. 적폐청산이란 명분으로 국민 갈등을 야기하고 계속된 정책 실패에 책임을 물은 게 대선이었다. 그리고 대선 결과를 두고, 졌지만 잘 싸웠다는 자기 위로에 빠진 민주당에 대한 힐책이 이번 선거의 결과다. 대선 이후에도 민주당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했고, 문재인 정권의 과오에 대한 절절했던 사과는 일절 사라졌다.

대선 직후 검수완박을 완성하기 위해 위장 탈당이라는 낯 뜨거운 행동도 불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과욕은 김남국 의원과 최강욱 의원의 코미디 같은 실수를 가져왔다. 대선 이후 야당으로 지위가 바뀐 민주당은 절실한 자기 성찰과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그래도 국민의힘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을 보면 이미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개딸(개혁의 딸)을 핵심 지지 집단으로 내세우고 팬덤정치의 손쉬운 길을 택한 게 패착이다. 대선에서 47.8%를 득표했다는 이유로 이재명 후보를 보궐선거에 공천했을 때 국민은 민주당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민주당은 대선 때 지지자 중 상당수를 이번 선거에서 동원하지 못해 전체 투표율도 낮았고 기대했던 여러 지역에서 패한 것이다.

민주당은 곧 선거 패배의 원인을 분석할 것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 밀월 시기라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민주당 의원의 성비위 사건이 선거 직전 터진 게 불운이다, 박지현 공동상임비대위원장의 돌출적 쇄신론이 표 결집에 방해가 됐다 등의 비본질적 원인들이 내부 평가에서 수용된다면 민주당을 외면하는 국민은 더 많아질 것이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당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교만과 독주를 경계해야 한다. 사실, 국민의힘의 승리는 적극적인 지지 덕분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처벌 대안이 없었기 때문임을 인정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2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청와대 개방이 새 정부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줬지만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다.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외교 실적이 있지만, 미국 중심적 외교 관계의 변화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등 후폭풍은 가까운 미래에 국민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한·일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민족주의적 정서와 현실적 외교정책의 시각이 충돌하고 국민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짙다. 선거 연승이 윤 정부에 절대적 지지와 권력을 준 것이라고 자만하면 또다시 소통 부재의 정부가 된다.

이제 국민의힘에 더 힘이 실리겠지만 여전히 국회의 다수당은 민주당이다. 여당을 경험한 민주당과 소수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역지사지를 되새겨야 한다. 국민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제대로 깨닫고 협치를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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