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부동산] 고급임대아파트는 가능한가?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 2022. 6.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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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

'고급'이라는 단어와 '임대아파트'라는 단어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이미 '임대아파트'라는 용어에 '서민을 위한 저렴한 아파트'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는 우리 사회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발생하는 서민주거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임대아파트는 곧 서민을 위한 저렴한 아파트라는 인식이 일반화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임대아파트가 반드시 저렴하거나 서민만을 위하는 아파트라고 할 수는 없으며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나 아파트를 이용하는 형태가 '소유'에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이용에 대한 욕구를 '소유'로써 만족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임대아파트는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일시적인 주거를 위한 저렴한 아파트로만 존재하고 있다.

고급임대아파트는 '고급'이라는 용어로 인해 가격이 월등히 비싼 임대아파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현재의 임대아파트의 반대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현재 일반화돼 있는 특정계층이나 특정목적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아닌 보편화된 임대아파트를 의미한다.

이러한 고급임대아파트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아파트 소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데 이러한 전환은 사용자의 아파트에 대한 이용을 '소유'에서 '임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의 합리적 선택이 소유가 아닌 임대가 돼야 할 것인데 주택을 소유함으로 해서 얻는 경제적 이득과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한 경제적 희생을 비교했을 때 임대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해야 할 것이다. 즉 집을 사서 장기간 보유한다고 해도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하고 아파트를 소유하는 부담이 더 클 때 아파트를 소유하려는 욕구는 줄게 될 것이며 비로소 고급임대아파트는 일반적인 주거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물론 환영할 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아파트의 품질만 올려놓고 임대료에 대한 지원이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다. 고급임대아파트는 당장 현실화가 어려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고급임대아파트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정책이 아닌 장기적인 제도적 장치로 시장 요구를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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