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 "상처뿐인 영광" ..야권에서 쏟아지는 이재명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전하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

이석현 전 부의장 “한 명 살고 다 죽었군요”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결과적으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일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방선거에서 당 전략공천위원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후 장문의 글을 올려 민주당의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며 이 위원장의 계양을 출마가 패인 중 하나라고 직격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서 유행한다더니”라며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됐다가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회장이 ‘망하니까 보이더라’라고 했다”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전날 SBS 개표방송에서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거기서 이재명 위원장이 당선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행보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이 보기에 송영길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의 출마는 상당히 납득하기 어렵고 명분이 부족한 그런 출마였다.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한 명 살고 다 죽었군요”라고 한탄했다. 이 전 부의장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신념을 위해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 험지에 가서 낙선했던 노무현 님이 그리워지는 밤”이라며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 캠프사무실에서 “국민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예상됐던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많이 부족했다”며 “좀 더 혁신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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