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에 힘 싣고, 민주당 심판한 지방선거

한겨레 2022. 6. 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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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주요 광역자치단체장에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출범한 지 20여일밖에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도록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경합지로 분류된 경기 등 3곳을 제외하고 서울·인천·강원 등 10곳에서 국민의힘이 우세로 나타나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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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50.9% 역대 두번째 낮은 투표율
반성·쇄신 없는 민주당 참패 자초
여당 '묻지마 지지'로 자만은 안돼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환호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침통한 분위기의 민주당 지도부.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주요 광역자치단체장에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출범한 지 20여일밖에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하도록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내리 패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처지에 놓였다.

이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경합지로 분류된 경기 등 3곳을 제외하고 서울·인천·강원 등 10곳에서 국민의힘이 우세로 나타나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2일 1시 기준 개표 상황을 보면, 최대 관심이었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17곳 중 14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던 4년 전과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2009년 이래 혁신교육을 선도해온 경기도가 보수 계열로 바뀌는 등 지난 8년간 진보 계열이 석권하다시피 했던 전국 교육감 구도도 크게 뒤바뀌게 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역대 지방선거와 성격이 많이 달랐다. 박빙으로 갈린 3월 대통령선거 직후 치러지면서 대선 결과와 진영 대결 정치에 낙담하거나 실망한 시민들 중에 투표 의사를 접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 사흘 전 중앙선관위의 투표 의향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71.5%에 이르렀지만, 실제 투표율은 그보다 훨씬 낮은 50.9%(잠정 집계)에 그쳤다.

그럼에도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모두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투표를 한 유권자든 안 한 유권자든 민심의 표출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 추진 동력을 얻은 여당과 정부는 강경·보수 정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대별·연령별 출구조사 결과 등을 보면, 이번 결과는 새 정부에 일단 힘을 실어주고 기대에 부합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유권자들의 마음이 표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허니문 효과’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논란이 거셌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고위 공직자 인선, ‘한동훈 법무부’ 강화 등에 대한 ‘추인’이나 ‘묻지마 지지’로 해석해선 안 될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올해 3월 대선에 이어 3연패를 기록했다. 단순히 ‘대선 연장전’이라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자책골’이 쌓이고 모인 결과라 보는 게 타당하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치며 반성과 쇄신을 등한히 했고, 명분 없는 출마 강행이나 내홍 노출로 지지자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겼다. 책임론과 쇄신 방향을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큰데, 환골탈태 없이는 앞으로 더 가혹한 심판을 받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2002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낮은 지방선거 투표율은 정치권에 많은 질문을 던졌다. 벌써 여덟번째를 맞은 지방선거이지만, 과열·혼탁 양상에 흑색선전은 변함이 없었다. 표를 사겠다는 심산으로 마구 던지고 보는 공약도 허다했다. 이런 것들이 유권자의 정치 혐오를 더욱 부추긴 것은 아닌지 여야 모두 심각하게 돌아볼 지점이다. 이날 ‘만 18살 고3’도 처음으로 지방선거 투표를 경험했다. 이들이 새로운 유권자로 참여해 바꿔 나갈 미래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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