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확대 중단.. 교육정책 대변화 예고

김은경 기자 2022. 6. 2. 04: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1 지방선거 / 교육감] 보수 약진 교육감선거

2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전국 시도 17곳 중 7곳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당선이 유력·확실한 상황이다. 3곳은 보수와 진보가 경합 중이다. 8년 간의 진보 교육감 독주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좌편향 일변도였던 교육 정책도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기초학력 신장’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최고 화두는 ‘학력 향상’이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후보가 기초학력을 신장하고 학력 격차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통적으로 학력 증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놨던 보수 후보들은 물론이고, 평등 교육을 강조해왔던 진보 후보들조차도 코로나 장기화로 심각해진 학력 저하·격차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 교육감들은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운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각종 학력 평가를 줄여왔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김대중 전남교육감 후보는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인데도 ‘공부하는 학교’를 1번 공약으로 배치했다. 그는 ‘진단-배움-평가-지원’으로 이어지는 학습이력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3선이 유력한 전교조 출신 최교진 세종교육감 후보 역시 초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률을 ‘0%’로 만들고, 중학교 1학년 기본학력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공약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자유학기제 적용을 받는 중1 학생의 기초학력을 점검하고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학생들이 뭐가 부족한지 (학교에서는) 모르니 학원에서 진단한다는 말도 있는데, 공교육이 그런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진보 교육감이 망가뜨린 학력 저하 문제를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현직 교육감을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되는 보수 성향 김광수 제주교육감 후보는 초등 기초학력 평가·중등 기본학력 평가를 실시해 학력 격차 점검·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후보 역시 모든 초등학생에게 기초학력 진단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충북의 주요 과학 기반 시설을 활용해 20년 후 노벨상 수상자를 키워낸다는 ‘충북형 노벨20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취 감춘 ‘혁신학교 확대’

진보 교육감의 대표 상품이었던 ‘혁신학교’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2009년 경기교육감 시절 처음 도입한 이후 진보 교육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우후죽순 들어선 학교 모델이다. 경쟁을 지양하고 토론과 체험을 중시하는 것을 내세우지만 상대적으로 교과 수업을 등한시해 학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기도에서 13년 만에 첫 보수 성향 교육감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임태희 후보는 혁신학교를 전면 손질하겠다고 했다. 그는 “혁신학교 신규 지정을 중단하고 기존 혁신학교는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해 엄정하게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선이 유력한 진보 교육감 공약에서도 혁신학교는 자취를 감췄다. 학부모 동의 없이 혁신학교를 신규 지정하려다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던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이번 선거 기간 “이제 혁신학교는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심화로 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 이상 혁신학교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진보 교육감표 정책은 상당 부분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교육감 임태희 후보가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9시 등교제’가 대표적이다. 9시 등교제는 2014년 진보 성향의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학생들의 수면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차원에서 시작해 서울과 강원 등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제도다. 임 후보는 “맞벌이 부부 자녀의 안전한 통학을 먼저 지원하고 싶다”며 “획일적이고 강압적으로 시행된 9시 등교제를 폐지하고 지역 상황에 맞는 등교 시간을 학교 재량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