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유동성 위기 (Liquidity Crisis)

김성재 미국 가드너웹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2. 6. 2.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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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격의 상승은 유동성 주입에서 시작한다. 경기가 침체의 조짐을 보이면 중앙은행은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개선시킨다. 유동성의 향상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산 매입에 나선다. 주식·채권·부동산이 트리플 강세를 보이며 자산시장에 순풍이 분다.

투자자가 좋은 수익을 거두고 이를 재투자하면서 유동성은 더 풍부해진다. 양호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고 자금을 조달한다. 이 자금이 실물부문에 투자돼 고용이 창출된다. 낙수효과가 경제를 적신다. 기업 이익이 늘어나 자산 가격이 더 상승하는 선순환이 지속된다.

이렇게 유동성은 자산 가격과 경기에 선행한다. 그렇다면 유동성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유동성은 자산의 현금화가 용이한 정도로 정의된다. 보유 자산을 어떤 시장에서 손해 보지 않고 신속하게 팔 수 있을 때 그 시장은 유동성이 좋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어떤 자산에 대하여 양적으로 매수세가 풍부하고 질적으로 매수·매도 가격의 차이가 적을 때 그 시장은 양질의 유동성을 보인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유동성은 투자자의 자산매입 여력과 투자심리에 기반한 행동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자산매입 여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이다. 금리 상승은 투자자의 자금 조달비용 상승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담보를 맡기고 빚을 내 레버리지를 높인 투자자가 많을수록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을 매도하려는 수요가 강해진다.

레버리지가 높아질수록 자산 가격 하락으로 마진콜의 위험도 커진다. 투자자가 마진콜에 응하려면 추가로 담보를 맡기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국채와 같은 담보자산을 당장 구할 수 없으면 고금리를 지불하거나 보유 자산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이 현재 미국 자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 상승시켰다. 이로 인해 연방기금금리는 0.83% 수준으로 올랐다. 이 금리는 은행 간에 하루짜리 대출을 주고받을 때 수수하는 이자율이다.

그런데 은행이 연준에 예치한 지불준비금에 대해 적용하는 금리는 0.9%이다. 대출을 하지 않아도 중앙은행이 0.9%를 지급한다는 얘기다. 다른 은행에 대출해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이 시장에서 은행 간 대출규모는 오히려 급증해 83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한 현상은 연준의 역환매조건부 약정(역레포, reverse repo)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시장에서 은행은 연준에 돈을 빌려주고 국채를 담보로 받는다. 그런데 그 금리는 0.80%에 불과하다. 지준 예치금 금리보다 낮다. 그런데도 최근 이 시장에서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루 거래량이 역사상 최고치인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돈을 빌리려면 양질의 채권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양적완화와 담보의 중복 제공(rehypothecation), 레포(repo) 시장의 부도가 늘어나면서 담보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김성재 美 가드너웹대 교수

이에 은행은 역레포를 통해 연준에 돈을 빌려주고 국채를 빌린 것이다. 혹자는 은행이 지준으로 보유한 현금이 너무 많아 이를 처리하기 위해 역레포 거래가 늘어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6개월 간 은행의 지준 예치금 규모는 20% 이상 감소했다.

투자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10년 평균 주가수익률(P/E)은 평균치의 두배가 넘는다. 또한,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투자자의 적극적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문제는 시장 유동성 악화가 이제 시작단계라는 사실이다. 유동성 위기의 진행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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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미국 가드너웹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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