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獨-덴마크에도 가스 공급 중단.. OPEC+, 러 배제 저울질

파리=김윤종 특파원 2022. 6. 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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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침에 대한 러시아의 맞대응이 거세다.

러시아는 1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덴마크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 獨·佛 물가·에너지 가격 동시 폭등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각각 덴마크와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인 덴마크 에너지 회사 '오스테드'와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에너지 유럽'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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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EU 원유금수에 에너지 무기화
5월 물가 獨 7.9%-佛 5.2% 올라.. 유로존 에너지 가격도 39% 폭등
OPEC+, 증산합의서 러 제외 논의.. 러, 실업률 상승 등 제재영향 체감
러 원유 금수 결정한 EU 지도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 의장(오른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한 임시 EU 정상회의를 끝내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브뤼셀=AP 뉴시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침에 대한 러시아의 맞대응이 거세다. 러시아는 1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덴마크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전날 네덜란드 공급 중단에 이은 것이다. 폴란드 불가리아 핀란드도 이미 러시아 가스 공급이 끊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유럽의 잇단 제재로 유럽-러시아 ‘에너지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위기라는 ‘값비싼 대가’를, 러시아 국민은 실생활에 파고든 제재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회원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는 2일 회의를 열고 EU의 원유 금수 조치로 원유 생산 능력이 저하될 러시아를 산유량 증산 합의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를 배제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중동 산유국이 석유 증산을 결정하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길은 더 막히게 된다.
○ 獨·佛 물가·에너지 가격 동시 폭등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각각 덴마크와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인 덴마크 에너지 회사 ‘오스테드’와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에너지 유럽’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와 독일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1일부터 중단됐다. 오스테드는 “다른 공급처로 천연가스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셸 에너지 유럽’을 통한 연간 가스 공급량은 독일 연간 가스 소비량(950억 m³)의 1.3%에 불과해 당장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BBC는 “러시아의 보복이 독일과 덴마크까지 번졌다”며 “유럽이 (제재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U는 연간 가스 소비량의 40%(약 1550억 m³)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왔다.

에너지를 무기 삼은 러시아의 압박이 커지면서 유럽은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독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9% 올라 1차 석유파동 때인 1973년 이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38.3%, 식품 가격은 11.1% 상승했다. 프랑스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5.2% 증가해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 역시 전년보다 28%, 식품 가격은 4.2% 올랐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분석 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8.1%, 에너지 가격은 39.2%나 올랐다. 1997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AFP통신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 “러 국민 실직 취업난 시달려”

러시아 국민은 서방 제재 여파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국민이 취업난과 사업 중단, 실직 등에 직면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년 영업 경력의 나탈리야 클류예바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올 2월부터 일자리를 찾아다녔지만 실패했다. 전쟁으로 많은 서방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영향이 컸다. 그는 “소름 끼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 모스크바의 외국계 브랜드가 점포의 40%를 차지하던 대형 쇼핑몰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올 4월 온라인 구직 플랫폼에 따르면 마케팅 홍보 인사 분야 채용 규모가 2월보다 최대 55% 감소했다. 경제학자 타티야나 미하일로바는 “올가을까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0% 감소하고 실업률은 두 배 이상 뛰는 격변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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