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심장부 광주 역대 최저 투표율..싸늘한 민심 왜?

신대희 2022. 6. 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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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7.7% 전국 꼴찌·역대 지방선거 중 최저치, 40%↓처음
판세 굳은 일당 독점 폐해·무투표 당선 속출·공천 잡음
정치 무관심·대선 패배 후유증·정책 실종 등 복합 작용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2.06.01.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주 지역 투표율이 37.7%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역대 선거 중에서도 최저치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독점 폐해, 무투표 당선 속출, 공천 과정 잡음, 정치 무관심, 대선 패배 후유증, 결집력 부족, 정책 의제와 경쟁 실종 등의 악재가 겹쳐 유권자 대거 이탈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회 지방선거 광주 투표율(사전·우편투표 포함)은 37.7%로 전국 17개 시군 중 가장 낮았다.

이날 광주 지역 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실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작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광주 지역 투표율은 64.8%를 기록했다. 이어 2회(1998년) 45.1%, 3회(2002년) 42.3%, 4회(2006년) 46.3%, 5회(2010년) 94.8%, 6회(2014년) 57.1%, 7회(2018년) 59.2%로 집계됐다.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일찌감치 판세가 굳어지는 민주당 일당 독점 체제의 폐해가 역대 최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후보만 당선되는 탓에 투표할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정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저조한 참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2.06.01.hyein0342@newsis.com

전략적 투표를 하며 전국의 투표 성향을 선도해 온 광주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총선·대선처럼 굳이 투표장으로 가야할 명분을 찾지 못한 점도 민주당의 전략 부재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 후보들이 20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전통 표밭만 믿고 계파 정치, 편 가르기, 권리 당원 금품 제공 의혹, 여론 왜곡 등으로 공천 전후 잡음을 일으키며 정치 혐오를 일으켰다는 비판이 거세다.

절박한 자세로 반성·혁신하지 않고 내실 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유권자가 투표 참여 동력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586 용퇴' 주장으로 민주당 지도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점, 일당 독점을 견제해야 할 시민사회마저 선거에 진출하며 파열음이 커진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권자 이탈이 컸다는 시각도 있다.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무투표 당선자가 많은 것도 참여 저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5개 구청장 중 광산구청장, 광역의원 20명 중 11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실제 광산구 투표율은 33.3%로 5개 자치구 중 최저였다.

기존과 달리 대선 이후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결집력이 부족했고, 민주당 일색이다 보니 선거 운동의 추동력이 떨어져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할 여지가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는 광주 투표율이 30%대로 전국 역대 최저치를 보인 것과 관련해 "시민이 민주당에 회초리를 든 것"이라며 "대선 패배 이후 반성하지 않고 공천·입법 과정, 청문회 정국에서 몇몇 의원들이 헛발질했다. 이는 지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고, 낮은 투표율로 이어졌다"고 봤다.

이어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심리는 이제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촛불 연합의 핵심이 해체됐다고 볼 수 있고, 일부 후보의 경쟁력 또한 부족했다. 낮은 투표율은 유권자의 냉엄한 심판"이라고 분석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날인 1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1동 장산초등학교 제 2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2.06.01.hyein0342@newsis.com

유권자들도 대선 패배 이후 지방선거에 관심이 떨어졌고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현실에 실망감이 커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모(61)씨는 "어차피 민주당이 당선될 게 뻔하고, 민주당을 내 손으로 뽑고 싶은 마음이 딱히 들지도 않는다. 대선 이후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커졌고, 지역 일꾼이 삶을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모(30)씨는 "경쟁력을 갖춘 후보도 없는 데다 공약도 엇비슷하고 소신있게 누굴 찍어봤자 원하는 후보가 당선될 리 없는 지역이 된 것 같아 기대감이 없다. 누가 되든 향후 4년은 같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장모(28·여)씨는 "피부에 와닿는 공약이 없었다. 당만 보고 아무 인물이나 뽑을 수 없어 딱히 투표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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