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랍국 UAE와 첫 FTA
'공동의 적' 이란 두고 손잡아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31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UAE는 이날 두바이에서 양국 간 FTA 서명식을 진행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 중 처음으로 UAE와 FTA를 맺었다”며 “역사적인 일”이라 밝혔다. 양국은 베네트 총리가 지난해 12월 UAE를 방문한 즈음부터 FTA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FTA로 식품과 농산물,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등 양국 교역 품목의 96%에 대한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또 서비스, 정부 조달, 전자무역, 지식재산권 등도 FTA에 포함된다. 이스라엘 경제부는 “UAE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기업들에 경쟁우위를 부여하고, 이스라엘의 물품 수입 비용을 줄임으로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말까지 UAE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이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UAE 국영 WAM통신은 이번 협상으로 양국의 연간 교역액은 향후 5년 안에 100억달러(약 12조4000억원)를 넘어서고, UAE의 국내총생산(GDP)도 19억달러(약 2조3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UAE가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한 뒤 양국 사이엔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아브라함 협약은 이스라엘이 UAE, 바레인, 모로코와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안보·교육·관광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협정이다. 이 협약으로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정상화가 이뤄진 후 양국의 경제 교류는 급증했다. 타니 빈 아흐마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국무장관도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아브라함 협정 체결 후 양국 간 교역액이 25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올해 1분기에만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란이라는 공통의 적도 이스라엘과 UAE가 가까워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과 UAE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것을 우려하며 이에 공동 대응할 것을 논의한 바 있다. 또 양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의 직간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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