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만난 美 바이든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두에게 선하다"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 초청된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식 손가락 하트를 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6.01. (백악관 제공)/사진=뉴시스

세계적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

1일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약 35분 동안 환담했다. 이번 환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와 포용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번 환담은 백악관이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도서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를 언급하며 '증오'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증오는 단지 숨어버릴 뿐"이라며 "선한 사람이 증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얼마나 나쁜 것인지 이야기하면 증오는 점차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을 향해 "사람들은 여러분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든 이들에게 선하다"며 "이는 여러분이 가진 재능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메시지 때문으로, 이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더했다.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고 발효한 '코로나19 증오 범죄 방지 법안'(COVID-19 HATE CRIMES ACT)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 저희도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답했다.

환담을 마치며 바이든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에게 대통령 기념 주화를 선물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함께 한국식 손가락 하트를 하고 기념 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실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를 규탄하고 있다. 2022.06.01. (백악관 제공)/사진=뉴시스

이날 앞서 방탄소년단은 백악관 기자실을 찾아 약 100명의 기자단 앞에서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방탄소년단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차례로 인사했다. RM은 "오늘 백악관에 초청받아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와 포용, 다양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진은 "오늘은 'AANHPI Heritage Month'(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이다. 저희는 AANHPI 커뮤니티와 뜻을 함께하고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에 왔다"라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혐오 범죄에 놀랐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라고 했다.

제이홉은 "저희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다양한 국적과 언어, 문화를 가진 저희의 팬 아미 여러분이 계셨기에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주는 음악이라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일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RM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신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인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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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