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러시아 제외하고 원유 증산 검토".. 유가 안정세 찾을까
WSJ "합의서 러시아 제외해도 협력 계속 유지 가능성 높아"
EU 러시아 원유 부분 금수 조치로 31일 배럴당 120달러 육박
◆“산유량 합의서 러시아 제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석유수출기구(OPEC)가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OPEC 소식통은 서방의 제재와 EU의 원유 부분 금수 조치로 러시아의 석유 생산 능력이 저하되면서 일부 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의 참여를 중지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 OPEC이 러시아의 산유량 감소분을 메울 방안을 정식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으나, 중동 일부 산유국은 향후 수개월 내 생산량을 늘리는 계획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달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이 “다른 생산국들이 러시아의 석유 공급 감소분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던 것에서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세계 3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OPEC플러스(OPEC+ : OPEC 13개 회원국 및 비OPEC 10개 산유국)와 매월 석유 증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의 산유량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올해 러시아 산유량은 8%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OPEC 회원국이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OPEC+는 오는 2일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7월 산유량을 하루 43만2000배럴 증산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5,6월에 이어 3개월째 같은 증산량이다. 매달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지난해 합의보다는 늘어난 것이지만 미국과 EU는 ‘석유 시장을 안정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OPEC+는 대량 증산을 거부하고 있다.
WSJ은 OPEC이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더라도 협력은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OPEC+의 세력 유지에 보탬이 되는 데다 러시아를 생산량 할당에서 제외할 경우 향후 석유 감산 합의를 러시아가 거부할 위험이 있어서다.
◆유가 상승세 제동…향후 추이 주목
국제 유가는 OPEC이 산유량 합의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0센트(0.35%) 하락한 배럴당 114.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EU가 전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부분 금지하는 데 합의하면서 장중 120달러에 육박했다. 이번 원유 부분 금수 조치는 해상으로 수입되는 물량만 대상으로 하는데, 당초 EU는 전량 수입 금지를 추진했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부분 금지’로 절충된 것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합의로 수입이 금지된 규모는 러시아산원유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석유 수요가 줄자 OPEC+는 하루 580만 배럴을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량이 줄면서 5월부터 43만2000배럴로 증산 규모를 늘렸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OPEC+가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일부 산유국이 추가 증산을 할 경우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물가 상승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모인다. 국내에선 EU의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에 따라 한국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3.1%)에서 크게 올렸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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