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통산업 디지털 혁신과 정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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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시대, 유통산업은 그 최전선에 있다.
디지털 혁신은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유통 분야 전반에 대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풀필먼트, 라스트마일, 퀵 커머스 등 온라인 상거래를 지원하는 물류 분야의 혁신과 디지털화는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며 유통 고도화의 주인공 역을 차지했다.
국내 유통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 기업과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 규모 유통기업과 셀러들의 디지털화도 견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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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시대, 유통산업은 그 최전선에 있다. 디지털 혁신은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유통 분야 전반에 대한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유통산업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초지능·초실감·초연결의 '유통 4.0' 시대로 본격 진입했다. 특히 유통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도입으로 수요 예측 정확성이 높아지면서 전체 유통경로의 효율성이 크게 증가하고 산업경쟁력이 강화되었다.
2000년 이커머스 태동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유통은 160조 규모로 성장, 오프라인 유통과 비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변화를 가속했다. 혁신적인 리테일테크와 기술을 바탕으로 비대면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유통서비스들이 정교화되고 확산됐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검색과 추천 기능은 대부분 플랫폼에서 기본적인 서비스로 제공한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제품 가상 시착이나 3D 기술을 통해 더욱 생생하고 정확하게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도 보편화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혁신은 물류 분야에서 일어났다. 풀필먼트, 라스트마일, 퀵 커머스 등 온라인 상거래를 지원하는 물류 분야의 혁신과 디지털화는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며 유통 고도화의 주인공 역을 차지했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풀필먼트 시스템은 주문과 배송 간 시간 및 장소 격차를 줄임으로써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디지털 혁명으로 정보 격차가 없어지고 생산과 공급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장 상황에서 유통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소비자 후생 복지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세중소상인 동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도 한국 유통 산업의 경쟁력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내 유통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 기업과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 규모 유통기업과 셀러들의 디지털화도 견인돼야 한다.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은 오프라인·온라인 채널 구분 없이 모든 유통기업에 해당한다.
유통산업의 역동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덩어리 규제를 혁파하고 획기적인 예산·세제 지원 등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완벽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도 유통산업의 중요성과 지원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 유통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 유통물류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무엇보다도 중소유통기업의 온라인 유통 역량 확충을 위해 포항, 부천, 창원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매년 1월 전미소매협회가 주최하는 리테일 빅쇼 NRF가 열린다. 라스베이거스 CES에 버금가는 이 국제 전시회에서는 유통 시장의 최신 기술과 혁신이 소개되고 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유통산업 발전 방향을 토론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6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유통산업주간에 유통산업의 상생발전 및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한 전문가 콘퍼런스, 유통 혁신기술 전시, 유통기술경진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유통산업주간이 진정한 유통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아무쪼록 유통산업주간이 한국의 '리테일 빅쇼'와 같이 해외바이어와 유통기업들이 몰려드는 노하우와 혁신의 장이 되고, 동시에 대·중소 유통이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을 모색하는 협력의 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한국유통학회장) chooh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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