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이공삼칠' 홍예지 "5년 뒤엔 '믿보배'라 불리고 싶어요"[SS인터뷰]

황혜정 2022. 6. 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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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5년 뒤에 ‘믿고 보는 배우(믿.보.배)’라 불리고 싶다.”

여리지만 단단함이 느껴졌다. 모든 질문에 차분하고 조리있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신인답지 않은 여유가 보였다. 6월 초 개봉 영화 ‘이공삼칠’(모홍진 감독)은 그의 데뷔작이다. 첫 영화에 타이틀롤에 발탁된 것도 모자라 배우 황석정, 김미화, 신은정, 전소민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공삼칠’ 개봉을 앞두고 스포츠서울 사옥을 찾은 홍예지(21)는 “제가 출연한 영화가 나온다는 게 아직은 와닿지 않는다. 엄청 설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긴장이 아예 되는 않는 건 아닌 것 같다. 그저 실감이 안난다”고 얼떨떨해했다.

상업영화의 타이틀롤이다. 당연히 오디션 경쟁률은 높았고 과정도 치열했다. 홍예지는 모홍진 감독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로 “오디션을 함께 본 다른 친구들은 연기를 다 한 번씩 하고 갔다. 근데 나는 내 연기가 후회돼서 손을 들고 ‘다시 해봐도 되겠냐’고 차분하게 말씀드렸다. 후에 감독님이 그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어서 뽑았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오디션에서 재차 연기한 이유로 홍예지는 “‘이공삼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었다. 이렇게 뭔가를 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이공삼칠’ 스틸컷.
‘이공삼칠’은 열아홉 소녀 윤영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감방 동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감방동기 5명과 윤영, 그리고 윤영의 어머니까지 주요 출연진 7명 모두 여성이다. 첫 데뷔작에 여성 배우들만으로 이루어진 현장을 경험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홍예지는 “(극중 모녀관계인)김지영 선배님께서 나를 계속 ‘딸’ 이렇게 불러주시더라. 사적인 자리에서도 계속 딸처럼 챙겨주셔서 진짜 엄마와 딸처럼 가깝게 지냈다. 이제 지영 선배님 얼굴만 봐도 눈물 나올 정도로 이입을 했다”며 “그런데 선배님들께서 내 감정 연기를 도와주시느라 재밌는 농담을 하시거나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아서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었는데 그게 아쉬운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이공삼칠’ 스틸컷.
함께한 선배들 모두에 감사를 전했다. “김지영 선배님은 너무 유쾌하고 또 털털하셔서 조언을 구할 때도 시원하게 답을 해주신다. 황석정 선배님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셨다. 신은정 선배님은 연기에 도움되는 진심어린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이어 “전소민 선배님과는 사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 내가 말수가 적은데 그런 오디오가 비지 않을 정도로 계속 옆에서 얘기를 해주셔서 너무 재밌었다. 김미화 선배님은 우리 현장에서 ‘귀여움’을 담당하신다. 윤미경 선배님과는 머리를 맞대고 어두운 감정연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다. 선배님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공삼칠’ 스틸컷.
21살 신인 배우로서 성폭행 피해자이자 임산부 연기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였다. 홍예지는 “20살에 임신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독특하기도 하고 그리고 정말 상상도 못했던 역할이었다”며 “여러 방면으로 모성애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상하게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촬영이 끝나면 항상 전화를 드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는 청각장애인 인구가 약 35만 명이다. 앞서 열린 ‘이공삼칠’ 기자간담회에서 홍예지는 “수어를 배우러 다니면서 장애인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실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내 연기에 대해 ‘연구한 티가 정말 많이 난다’라고만 느끼셔도 나는 ‘굉장히 열심히 했구나’ 하는 마음을 느낄 것 같다. 불편하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홍예지의 연기에 호평이 잇따랐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고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이에 그는 “아직은 그런 얘기를 해 주시면 몸둘 바를 모르겠다. ‘앞으로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열정이 아주 불타 올랐던 것 같다”며 웃었다.
Mnet ‘프로듀스48’ 출연 당시 홍예지.
영화 데뷔 전 Mnet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 ‘프로듀스48’에 출연한 이력도 화제다. 당시 17살이던 홍예지는 1차 경연에서 탈락, 아이돌 데뷔를 하지 못했다. 아이돌 가수 홍예지가 됐을지도 모르는 지금의 배우 홍예지. 과거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홍예지는 “첫 번째는 ‘자만하지 마라’. 두 번째는 ‘자신감을 조금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왁킹 댄스를 좋아하는 21살 청춘인 그는 “Mnet 댄스 배틀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정말 재밌게 봤다”라며 “크루 ‘라치카’의 리안 선생님이 우리 회사 댄스 선생님이셨다. 내 취미가 왁킹 댄스였던 것도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다. 지금은 많이 퇴화해서 취미라고는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SBS ‘런닝맨’ 출연 당시 홍예지.
‘이공삼칠’에 함께 출연한 전소민이 고정으로 출연 중인 SBS 인기 예능 ‘런닝맨’에도 영화 홍보차 출연했다. 홍예지는 “가족들과 본방사수했다”며 “특히 지석진 선배님께 나랑 동갑인 아들이 있는데 ‘아들 생각이 되게 많이 난다’고 잘 챙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회상했다.

다재다능한 홍예지에게 “‘노래’, ‘댄스’, ‘연기’ 셋 중에 하나만 할 수 있다면”이라고 묻자 단박에 ‘연기’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싶은 ‘신예’ 홍예지는 5년 뒤에 ‘믿고 보는 배우(믿.보.배) 홍예지’라고 불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침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가 얼마전 폐막했다. 홍예지는 “칸 영화제는 쉽게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보니까 나도 가고 싶더라”며 “그 전에 칸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사이코패스다. 그 같은 그런 오묘한 느낌의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해 직접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 ‘이공삼칠’을 보러올 예비 관객에게 인사를 남겼다. “처음이라 굉장히 서툰 모습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나도, 윤영이도 예쁘게 봐주세요. 또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공삼칠’은 오는 8일 개봉한다. 126분. 15세 관람가.

et16@sportsseoul.com

사진 |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영화사 륙, ㈜씨네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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