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고나다 감독 "미국내 아시아 이민자의 정체성 고민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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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각국별로 차이가 있음에도 비슷한 무리로 뭉뚱그려지는데, '애프터 양'을 통해 이민자로서 아시아인의 정체성과 공통점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외양으로 설정된 로봇이 등장하는 SF물이라는 영화의 설정은 미국 내 아시아인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은 이날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아시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에 스스로를 구겨넣어야 한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 이에 따른 고민을 전할 수단으로 SF가 효과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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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전부' 메시지도 전달하려
"SF물, 미국 내 스테레오타입 시달리는 아시안 입장 드러낼 도구'
“대개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각국별로 차이가 있음에도 비슷한 무리로 뭉뚱그려지는데, ‘애프터 양’을 통해 이민자로서 아시아인의 정체성과 공통점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외양으로 설정된 로봇이 등장하는 SF물이라는 영화의 설정은 미국 내 아시아인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1일 개봉한 SF 영화 ‘애프터 양’은 일반적 SF물과는 결을 달리한다. 영화를 채우는 것은 SF물 하면 떠올리기 쉬운 역동적인 화면이나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아닌 정적인 움직임과 깊이 있는 사유다. 주인공 가족을 비롯한 주요 설정은 다양성이 두드러지는데, 백인 남성 제이크(콜린 파렐)와 흑인 여성 카이라(조디 터너스미스) 부부, 입양한 중국계 딸, 중국인 외양의 인공지능(AI) 안드로이드 양(저스틴 민)으로 구성돼 있다. 제이크가 중국식 차(茶)를 팔고 일본식 라멘을 먹는 등 아시아적 정체성도 두드러진다.
어쩌다 SF의 외피를 쓴 정체성, 다양성과 공존,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만들어졌을까. 영화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은 이날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아시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에 스스로를 구겨넣어야 한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 이에 따른 고민을 전할 수단으로 SF가 효과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SF 세계관에서 시간관념을 재미있게 다룸으로써 슬픔을 다루는 동양적 시각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작품 외에도 최근 흥행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까지 꾸준히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든다. 코고나다는 정체성 문제에 대해 “보편적으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소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파친코’만 해도 한국적 소재지만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다 담아낼 수 있다. 전 세계 누구나 감동 받을 수 있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그가 영화학 박사학위의 소재로 삼았던 일본인 감독 오즈 야스지로를 존경하는 이유에도 정체성에 따른 존재론적 고민이 있었다. 그는 “오즈의 작품에서 존재에 대한 삶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었다. 몰입이 됐다”고 부연했다. 예명인 코고나다는 오즈의 각본가였던 노다 코고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다만 그는 “작품에서 진정 다루고자 하는 건 아시아인으로서 정체성보다 감수성”이라고 강조했다.
‘애프터 양’은 애도와 기억, 가족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제이크가 작동을 멈춘 양을 고치기 위해 기억장치에 수십 년간 저장된 짧은 기억들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영화의 전개에 매우 중요한 장치다. 코고나다는 “제이크는 양의 기억을 보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 일상에서 스치는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가’ 깨닫는다”며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우리에겐 전부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리라 봤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K콘텐츠 인기가 지나가는 유행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한국 콘텐츠의 인기 요인으로 ‘한국만의 감수성’을 꼽았다. 코고나다는 “특히 한국 시리즈물은 시공간의 여백,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잘 잡아내면서도 몰입감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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