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두 달 연속 에너지 가격 40% 상승에 물가 급등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두 달 연속 40% 가까이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유럽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1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8.1% 상승했다고 밝혔다.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보다는 4배나 높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로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의 물가상승률은 각각 7.4%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은 4월 37.5%에 이어 5월에는 39.2% 상승했다. 술, 담배, 식음료와 생필품의 가격은 7.5% 높아졌다. 기업의 비용을 의미하는 생산자 물가도 지난 3월 36.8% 올랐다.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에너지 가격 상승 외에도 중국의 코로나19 제로정책으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이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며 “기업의 증가하는 비용이 점점 더 소매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30일 결정된 EU의 러시아산 석유금수 조치는 물가를 추가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오른 에스토니아는 전체 물가상승률이 20%를 기록했다.
독일 통계청은 전날 물가상승으로 인해 독일 노동자들의 1분기 실질임금이 1.8% 하락했다고 밝혔다. 1분기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올랐는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5.8%로 그보다 더 크게 오른 것이다. 독일의 거시경제 및 경기순환연구소(IMK)는 실질임금 손실이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U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의 실질 임금이 평균 2.2%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대란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EU 통화정책 당국은 대책에 나설 예정이다. ECB는 오는 7월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9월까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5%에서 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FAZ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7월에 0.25%포인트, 9월에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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