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팬 때문" "프랑스 경찰 너무해"..가라앉지 않는 챔스리그 결승전 가짜 티켓 소동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소동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프랑스 경찰 당국이 영국팬들이 소지한 가짜 입장권을 소동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수사에 나선 가운데, 파리 경찰이 가짜 입장권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렸다. 유럽 대표 명문구단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FC(잉글랜드)가 맞붙었던 이날 경기에서는 입장을 두고 대혼란이 벌어졌다.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속출하면서 경기가 36분 지연됐다. 일부 팬들이 경기장 담을 넘어 진입을 시도하자 파리 경찰은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를 분사하며 진압했다. 경기장 밖에는 어린이팬들도 있어 프랑스 경찰 당국의 무리한 진압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영국 총리실도 “화나고 우려되는 일”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이틀 뒤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입장권을 들고 온 리버풀FC 팬들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리버풀FC 팬 6만2000여명이 제시한 입장권의 3분의 2가 가짜였다”고 말했다. 가짜 입장권을 들고 온 리버풀FC 팬들이 3만~4만명에 달했다는 의미다. 다르마냉 장관은 전자 티켓을 배부한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리버풀이 종이 티켓을 제공하면서 사기극이 연출될 빌미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리버풀이 팬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고 말했다.
톰 베르너 리버풀FC 회장은 카스테라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무책임하고, 프로답지 못하며, 무례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영국 가디언은 2020년 11월 프랑스 백인 경찰이 벌인 흑인 음악 프로듀서 구타 사건을 거론하며 “프랑스 경찰과 헌병의 고질적인 과잉진압 문제가 표면화됐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정보당국이 경기 전 경찰에 가짜 입장권으로 인한 소동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사실도 알려졌다. 프랑스 정보 당국은 영국 축구 팬 5만명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입장권 없이 파리에 갈 예정이며 일부는 UEFA 직원, 환경미화원, 의료진 등의 복장을 하고 경기장에 몰래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25일 작성해 경찰에 전달했다고 AF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가짜 입장권 배포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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