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의 남자들

서울문화사 2022. 6. 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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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공룡과의 모험을 시작한 주인공들이 복귀한다. 제프 골드블럼과 샘 닐은 이 사투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에서 이안 말콤과 앨런 그랜트를 다시 연기한다.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30년 스토리의 최종 편이다. 지금까지의 ‘쥬라기’ 영화와는 다르다. “3부작의 2편에서 재앙 같은 사건이 벌어졌어요. 그 사건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콜린 트레보로 감독의 말이다. “이슬라 누블라섬에서 데리고 나온 공룡들을 더 큰 세상에 풀어놓게 된 거예요. 그 결과를 탐험할 멋진 기회입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우리가 자연계의 힘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영화입니다. 만일 우리가 실패한다면, 인류는 공룡처럼 멸종할 거예요. 우린 2015년에 <쥬라기 월드>로 시작한 스토리를 끝낼 뿐만 아니라 <쥬라기 공원>으로 1993년에 시작된 이야기 또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시리즈에 등장한 모든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영화의 배경은 이슬라 누블라섬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전 세계다. 그리고 역사상 딱 한 번, <쥬라기 공원>의 주역인 엘리 새틀러 박사 역의 로라 던, 이안 말콤 박사 역의 제프 골드블럼, 그리고 앨런 그랜트 박사 역의 샘 닐과 <쥬라기 월드> 주역인 오웬 그래디 역의 크리스 프랫, 클레어 디어링 역의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한 스크린에서 뭉쳤다. 더불어 1993년에 개봉한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세 편에 모두 출연한 헨리 우 박사 역의 B.D. 웡도 함께했다. 콜린 트레보로 감독은 이들 인물들이 영화의 중심이며, 오랜 기간 이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제프 골드블럼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두 시리즈의 접점에는 이안 말콤이 있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이후로,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다시 참여하기를 고대했는지?

예상하겠지만, 그렇다. <쥬라기> 시리즈에 관해서 무엇이든 참여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한 기쁨이다. 세상 그 무엇도 ‘쥬라기’에서 나를 떼어낼 수는 없다! 이안 말콤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인물이다. 말 안 해도 알 거다. 머리 좋고, 현명하고, 영웅적이며, 유머러스하고, 카오스 이론가인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나에게 얼마나 대단한 행운인지!

이번 영화에서 이안 말콤은 어떤 상태인가? 인생의 어떤 국면에 처했나?

한 번 이상 눈앞에서 죽음을 목도한 이안 말콤은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다소 변신한 모습이다. 그는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다음의 경구를 가장 좋아한다. “전능한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이 깨달은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기쁨이다. 내 기쁨을 위해서 세상이 헌신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질병과 고난으로 점철된 몹시 흥분한 이기적인 작은 덩어리가 되기보다는, 자연의 힘이 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기쁨이다. 나는 내 인생이 전체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이 공동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완전하게 다 사용되고 나서 죽음을 맞이하길 바란다. 내가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이 사는 거니까. 나는 삶이 그 자체로 기쁘다. 나에게 삶은 빨리 타는 촛불이 아니다. 삶은 내가 잠시 들고 있는 아름다운 횃불 같은 것이다. 나는 이것을 미래 세대에게 전해주기 전에 가능한 한 밝게 태우고 싶다.” 그리하여 이안 말콤은 자신이 될 수 있는 한 최고의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며(그에게는 한없이 사랑하는 자녀들이 몇 있다), 멋진 여성 함께 거대하고 강렬한 연애를 하며, 최신 과학과 수학의 선봉에 서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칭송과 더불어 상을 수상한 책들을 더러 썼다(소수의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긴 하지만). 취미로 혁신적이고 펑키한 재즈 색소폰을 연주하고, 여러 가지 강력한 기술들을 영리 목적으로 오용하는 것에 저항하며 선한 싸움에 깊고 대담하게 관여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이번 이야기에서 우리가 그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는 급속도로 악화되는 부패의 중심에 잠입하여, 그의 옛 친구 엘리 새틀러와 함께 전복적인 계획을 공모했다.

말콤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자연의 지배자가 아닙니다. 종속자가 됐죠.” 이 대사는 굉장히 시의적절하다고 느껴진다. 자연에 대한 경외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걸 어떻게 다 외웠나! 이 영광스럽고 풍요로운 행성에 대한 관리자의 의무를 우리는 이토록 긴급하게 발전시켜야 하는 경우가 있었나?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위해 일하는 이 세계에서 우리가 이토록 긴급하게 최선을 다해 공헌해야 할 필요성이 또 있었나? 이제는 평화가 필요하다.

<쥬라기> 시리즈는 그 규모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신나는 영화이지만 만들기에는 힘든 영화다. 그동안의 경험은 어땠나?

잊을 수 없다! 마법 같은 환상적인 변화였다. 그러니까 얼마나 대단한 팀인지! 먼저 <쥬라기>의 대부, 세상에 30년이나 되었다! 놀라운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의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까지. 두 명밖에 말 안 했는데도 이 정도다!

긴 시간 끝에, 샘 닐, 그리고 로라 던과 다시 함께한 소감은?

표현할 수 없이 놀라웠다. 너무나 감격적이었다. 두 사람 다 이 시대 최고의 영화배우임이 분명하고, 당신이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들 중에 가장 빼어난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는 웃었고, 울었고, 즉흥 연기도 했다!

“머리 좋고, 현명하고, 영웅적이며, 유머러스하고, 카오스 이론가인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나에게 얼마나 대단한 행운인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제작하고, 각본을 쓰고, 연출한 콜린 트레보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질문자가 말한 것처럼 그는 아름다운 감투를 여러 개 썼다. 나는 그를 바르톨로메오 큐빈이라고 부른다! (그와 함께 각본을 쓴 다른 작가는 매우 뛰어난 에밀리 카마이클이다.) 그러나 콜린 트레보로는 굉장히 착하고, 대단히 관대하고, 매우 협력적이다! 그는 늘 모든 배우들의 의견을 반긴다. 다정하고, 쉽게 동요하지 않는 침착함을 유지한다. 그리고 하루도 쉬지 않더라! 블록버스터를 열 편이나 제작한, 헤라클레스 같은 힘을 가진 감독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 영화를 촬영했다. 어떻게 했나?

이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 책임 프로듀서 알렉산드라 퍼거슨과 프로듀서 패트릭 크로울리가 모든 코로나 방역 수칙을 챙기며 이끌었다. 덕분에 감히 이런 작품을 찍을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결국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일등공신들! 그들에게 주는 내 점수는 10골드블럼 만점에 10골드블럼이다! 내 기준에는 이것이 최고의 점수다.

곧 영화가 개봉할 것이다. <쥬라기> 시리즈에 참여했던 모든 경험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

지금껏 나 자신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완전히 흠뻑 빠져 있다가, 빠져나왔다.

완성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를 봤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삶을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햇빛 같은 축복을 받은 듯하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샘 닐

시리즈 최고의 고고학자 앨런 그랜트가 돌아왔다.

큰 사랑을 받았던 고생물학자 앨런 그랜트 박사 역으로 <쥬라기> 시리즈에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

인류에게 가장 잔혹한 공룡으로부터 도망간 경험 때문에 앨런에게는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의 기쁨이자 또 자랑이었던 시리즈에 다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연기하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그래서 제작진이 나의 옛 캐릭터를, 여전히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어마어마한 노력을 쏟을 캐릭터 앨런 그랜트를 캐내주었다.

캐낸다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배우 본인도 고생물학에 관심이 있는지?

내가 만일 무언가를 캐는 연구를 한다면, 고고학이 나에게는 맞을 것 같다. 온갖 종류의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학에는 재능이 없다. 과학 연구를 할 만한 수학 실력이 없어서다. 아마도 고생물학은 나를 위한 학문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고생물학의 매력은 알 것 같다. 그리고 앨런 그랜트 때문에 고생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편지를 받는데, 읽을 때마다 놀랍다. 그가 소리 지르고 뛸 때 생겨나는 그 강력한 오락 에너지와는 별개로, 이 캐릭터가 이룬 또 하나의 공헌 같다.

앨런 그랜트는 정말 멋진 캐릭터다. 배우 본인이 이해하는 그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보는 앨런 그랜트는 약간 툴툴대기는 해도, 대체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모자 쓴 평범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가 좋은 모자를 쓰는 건 분명하니까.

앨런 그랜트는 이 영화에서 엘리 새틀러 박사와 마법 같은 재회를 한다. <쥬라기>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서 오리지널 <쥬라기 공원>의 관계가 다시금 불붙는 건 매우 멋진 일이다.

아닌 게 아니라 <쥬라기> 시리즈 내내 약간의 러브 스토리가 저변에 흐르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 것 같다. 엘리와 앨런, 두 캐릭터는 공통점이 참 많다.

엘리 역으로 돌아온 로라 던과의 재회는 어떠했나?

로라 던과 늘 사이가 좋았다. 같이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그녀와 재회하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그녀는 무척 사랑스러운 친구이자 놀랍도록 능숙하며, 상상력이 뛰어나고, 생기가 넘칠뿐더러 집중력이 뛰어난 연기자다. 그런 그녀와 함께 연기하는 특권을 얻은 건(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었다)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제프 골드블럼도 이안 말콤 박사 역으로 돌아오면서, 관객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통해 오리지널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 세 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됐다. 덕분에 세 인물 사이의 유쾌한 역학 관계도 돌아왔다.

앨런 그랜트와 이안 말콤은 약간 애증의 관계고, 그걸 연기하는 게 즐겁다. 현실 속 나와 제프 골드블럼의 관계도 비슷하다. 물론 나는 그를 무척 좋아하지만 때때로 미칠 것 같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한 사람인데, 제프 골드블럼은 한순간도 입을 다물지 않는다. 나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그는 자신이 있는 공간을 ‘골드블럼주의’로 채우는 사람이다.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 참 좋다. 그가 나타나면 활기가 넘치고, 삶이 생생해지니까. 나는 그저 한마디 할 기회도 못 얻을 뿐이다!

다시 공룡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 앨런 그랜트는 어떻게 느끼나? 이제는 공룡이 인간이 사는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어려움까지 더해진 상황인데.

불쌍한 앨런 그랜트 . 이런 일에 휘말릴 때마다, 그는 “세상에나, 이번엔 뭐지?” 한다. 이건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가 과거에 경험했던 일보다 훨씬 더 무섭다는 것뿐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가 살아남는다면, 트라우마에서 회복하기 위해 아주 심도 있는 상담을 받아야 할 거다. 그보다 우선 그에게는 해결해야 할 거칠고, 굴곡진 여정이 있다.

“나의 기쁨이자 또 자랑이었던 시리즈에 다시 돌아와 옛 친구들과연기하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촬영 여정은 어땠는지?

여느 촬영과는 달랐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모든 것이 봉쇄될 때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가 다시 촬영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결국은 굉장히 제약된 상황에서 해냈다. 약 서너 달 동안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았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한 호텔에서 지냈다. 그리고 휴대폰을 제외하고는 외부 세계와 접촉도 하지 않았다. 무척 열심히 일했고, 서로에게 의지했다. 모두가 사이좋게 잘 지냈다는 건 참 다행이다. 서로를 미쳐버리게 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평생 우정을 얻을 만한 시간이었다. 헌신과 노력으로 제작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낳았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제작 과정이 한 편의 영화였다.

훌륭한 영화 제작자들과 함께 일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통해 콜린 트레보로 감독이 성취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는 정말 비범한 일을 해냈다. 이런 액션은 본 일이 없다.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내가 전에 경험했던 그 어떤 것과 비교해도 차원이 다르다. 콜린 트레보로는 뛰어난 감독이고, 이 영화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가 너무도 자랑스럽다.

다시금 무시무시한 공룡과 함께 액션 장면과 상호작용하는 신을 찍은 것은 어땠나?

거의 1백20세트 정도가 있었고, 3차원 입체 크리처를 활용했다. 애니메트로닉스와 컴퓨터로 생성한 특수효과가 영화에 현실성을 더했는데, 다른 방식으로는 이 모든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컴퓨터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그린 스크린이 아니다. 공룡은 그곳에 존재하며, 다른 모든 이들에게 그러하듯 배우들에게도 공포다.

<쥬라기> 시리즈는 전 세계 관객과 접점을 이어왔다. 오리지널 <쥬라기 공원>을 찍으면서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게 될 거라고 상상한 적이 있나?

30년 전 나는 지금처럼 여기에 앉아 여섯 번째 <쥬라기> 영화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때 나는 하와이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와, 내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에 나오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리고 지금, 우리가 다시 여기에 있다.

지난 30년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시리즈의 틀을 대부분 세웠다고 생각한다. 멋진 배우들이 출연했고,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좋아했는데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엄청난 악당도 영화에 등장했는데, 그들 또한 이 영화에 많은 것을 더했다. 더불어 나는 지금껏 공룡에게 먹힌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공헌했다. 관객이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들 덕분이니까. 그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는 멋진 모험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번 마지막 편은 아마도 시리즈 중에서 가장 위대한 모험일 것이다.

Editor : 조진혁 | Photography : Art Streiber for Universal Pictu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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