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리 인상에 엇갈린 희비..은행株 '웃고' 증권株 '울고'

고정삼 2022. 6.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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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순이자마진 상승 추세 연중 내내 지속될 것"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증시에선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도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사들의 순이자마진(NIM) 상승 추세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증권주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 운용 실적 악화 우려 등이 나오면서다. 다만 증권주들의 현재 주가엔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악재가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금융(IB) 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국은행 신관. [사진=아이뉴스DB]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KRX은행 지수는 전날(5월31일) 종가 기준 6.75%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KRX증권 지수는 9.71% 하락했다. 이 기간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16.88%), 우리금융지주(16.40%), 신한지주(15.57%), KB금융(9.22%), 기업은행(8.70%),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0.68% 감소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9천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은행주는 1조9천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증권주들은 하락 추세를 타고 있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38.67% 하락했으며, 현대차증권(-13.82%), NH투자증권(-11.48%), 대신증권(-11.11%), 키움증권(-10.84%), 삼성증권(-10.29%), 미래에셋증권(-4.56%) 등이 하락세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한달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금통위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고, 긴축에 속도를 내는 미국과 금리가 역전될 경우 자본 유출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6·7월 물가 상승률이 5%가 넘을 가능성을 높게 봤으며, 당분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회의 결과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의지를 감안해 기존 연말 2.25% 수준으로 봤던 금리 인상 전망을 2.50%까지 상향한다"며 "한은이 내년까지도 고물가 우려를 진단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시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내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주들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주식시장 내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인식 되는 이유는 NIM 상승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실제 과거 10년간의 데이터를 보더라도 코스피 내 은행주의 투자 매력도는 금리 방향성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NIM은 올해 하반기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간 NIM은 전년보다 0.12%~0.17%포인트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높은 금리 수준이 증권사들의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반면 증권주들은 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 상승과 유동성 축소 등에 따른 증시 침체 국면이 이어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키움증권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3천65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3분기도 약 24% 줄어든 1조3천625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은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해당된다"며 "여기에 더해 급격한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으로 트레이딩, 자산관리(WM) 등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그동안 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온 만큼 IB 중심의 이익 개선이 주가 하방을 지지해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은 여전히 증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관련 영향은 시장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며 "증권사들은 선제적으로 채권 포지션을 줄였고,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채권 관련 손실 폭은 과거 금리 상승기 때와 비교하면 줄어들었다"며 "하반기에는 PF를 중심으로 한 IB 부문이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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