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애틋해, 너란 '브로커'[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장마보다 긴 여운.
따뜻하고 애틋하다. 장마보다도 여운이 길다. 독불장군 어른부터 세상 작은 아이까지도 세심하게 살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에 감성이 일렁이는, 영화 ‘브로커’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아기 ‘우성’을 팔고 싶은 사람, 사고 싶은 사람, 그들을 쫓고 싶은 사람, 그리고 지켜내고 싶은 사람들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어느 가족’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등을 만든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배두나, 이주영 등 내로라하는 국내 연기파 배우들이 뭉쳤다.
먹먹하다. 연민일 수 있고 공감 때문일 수도 있다. ‘상현’(송강호), ‘소영’(아이유), ‘동수’(강동원), ‘해진’(임승수), 그리고 형사 ‘수진’(배두나)까지 어느 누구 하나 놓치지 않고 ‘사람 냄새’ 나는 인생이 부여된다. 퍼즐처럼 선사되는 그들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 기울이게 된다.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 뜨거운 게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다 새삼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이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심심하게 보이는 필름 속에 어느 순간 빠져들어 목을 빼고 스크린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람을 다룰 줄 아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느 인물 하나 기능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꼭 그 자리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을 부딪히고 엮어내며, 객석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위로를 던진다.
송강호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사실은 이 작품 속 모든 배우에게 돌리는 찬사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아이유는 푸석거리고 메마른 얼굴을, 강동원은 그 어느 때보다 귀여운 인물을, 배두나는 차가운 척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며 영화 곳곳을 채운다. 해진 역의 임승수는 빼놓을 수 없는 신스틸러다.
다만 극 중 ‘소영’의 전사가 아이를 버리는 모든 이의 변명으로 해석될까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할 수 있겠다. 오는 8일 개봉.
■고구마지수 : 0.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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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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