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에이스는 나, '닮은 듯 다른' 마운드 최고 유망주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닮았지만 다른 두 투수 유망주가 빅리그 데뷔시즌을 치르고 있다.
2022시즌 메이저리그는 이제 시즌 중반으로 향해가고 있다. 시즌 첫 2달 일정이 거의 마무리됐고 초반 '이상기온'을 보이던 순위표들도 이제는 거의 예측 범위 내로 돌아왔다. 유망주들의 적극적인 기용을 장려하는 새로운 노사협약(CBA) 실행과 함께 수많은 신인들이 올시즌 팬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목이 집중된 쪽은 역시 타자 쪽이다. 개막 직전 전체 1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은 바비 위트 주니어(KC), 조 마우어-버스터 포지의 뒤를 이을 특급 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애들리 러치맨(BAL), 공수주 팔방미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훌리오 로드리게스(SEA) 등 유망주 랭킹 최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던 특급 야수 유망주들이 대거 데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도 주목할 선수들이 있다. 특히 닮았지만 다른 두 우완 유망주가 각 리그에서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바로 신시내티 레즈 헌터 그린과 시애틀 매리너스 조지 커비다. 나란히 TOP 100 유망주이자 우완 TOP 1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두 투수는 모두 올시즌 데뷔했고 현재 팀의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1999년생 그린은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한 특급 유망주였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시내티가 전체 2순위로 지명한 그린은 고교시절 시속 100마일을 던지는 우완이자 운동 능력이 뛰어난 유격수로 투타를 겸업했다. 전체 1순위 지명도 예상이 됐지만 미네소타 트윈스가 의외의 선택(로이스 루이스)을 하면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린은 특급 유망주였지만 토미존 수술과 부진으로 지명 5년만에야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1998년생 커비는 두 차례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6년 고졸 신인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뉴욕 메츠에 32라운드 지명을 받는데 그쳤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2019년 대학 신인으로 다시 드래프트에 참가해 시애틀에 1라운드 전체 20순위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부침을 겪은 그린과 달리 커비는 마이너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올시즌 지명 3년만에 트리플A를 건너뛰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올시즌 데뷔한 두 선수는 초반 큰 주목을 받았다. 전체 2순위 지명자 출신 특급 유망주였던 그린은 4월 11일(이하 한국시간) 데뷔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고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는 LA 다저스를 상대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5.1이닝 2자책 호투를 펼쳤다. 역대 한 경기에서 시속 100마일 이상 공을 가장 많이 던진 선수가 되기도 했다. 커비는 그린보다 한 달 늦은 5월 9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데뷔했고 6이닝을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부침을 겪었다. 그린은 세 번째 등판에서 3.1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뒤 3경기에서 무려 평균자책점 13.06의 부진을 보였다. 이후 3경기에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성공시키며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지만 지난 2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올시즌 9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44.1이닝을 투구한 그린은 2승 6패,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 중이다. 커비는 데뷔전 이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43으로 부진했다. 올시즌 4경기에서 20이닝을 투구한 커비는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두 투수 모두 포심과 슬라이더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통파 우완이고 두 투수 모두 빠른 공을 던진다. 닮은 점이 많지만 다른 점도 크다.
최고 시속 100마일 이상의 강력한 포심을 던지는 그린은 포심과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다. 3번째 구종인 체인지업은 구사율이 6% 미만.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로 타자의 눈을 사로잡은 뒤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는 투수다. 반면 커비는 포심과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구사율 12.7%), 커브(7.9%)를 섞는 피칭을 한다.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흔든 뒤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다.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제구력.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인 그린은 대부분의 빠른 공 투수들이 그렇듯 제구 불안을 안고 있다. 강력한 두 구종으로 44.1이닝 동안 삼진을 56개나 잡아냈지만 볼넷도 24개나 허용했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 덕분에 타자들이 노리기 쉽고 피홈런도 많다.
반면 커비는 20이닝 동안 삼진 20개를 잡아내는 준수한 탈삼진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볼넷을 단 2개밖에 내주지 않은 정교한 제구력도 동시에 가졌다.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제구력을 가진 커비는 공의 위력은 그린보다 떨어지지만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결정구로 사용할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점이 투구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닝 당 투구수도 그린보다 1개 이상 적다.
다만 한 달 먼저 데뷔한 그린이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 강력한 피칭도 선보인 반면 커비는 아직 개막전 이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아직 데뷔 첫 승도 거두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커비가 더 낮고 제구도 훨씬 더 안정적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낸 쪽은 아직은 그린이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타자 쪽은 이미 젊은 선수들 쪽으로 상당히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제이콥 디그롬 등 3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린과 커비처럼 어린 투수들이 더 큰 성장을 이뤄야 마운드 역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그린과 커비는 올해 데뷔한 투수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들이다. 과연 좌충우돌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 루키가 메이저리그에 어떻게 적응해나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헌터 그린, 조지 커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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