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 없거나 늑장 공개.. 글로벌 OTT, 한국은 봉?

이태훈 기자 2022. 6.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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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완 케노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뉴스1

스페인어 시리즈를 영어 더빙판으로만 볼 수 있다. 미국서 뻔히 공개된 드라마인데 한국에선 아직 볼 수 없다. 인기 시리즈의 공개는 번번이 미국보다 늦는다. ‘오징어게임’의 콘텐츠 역사에 남을 대흥행에 이어 많은 수작들이 쏟아지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한국 시청자를 상대하는 글로벌 OTT들의 답답한 ‘고구마 서비스’는 여전히 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어 드라마를 영어 더빙으로?

‘HBO맥스’는 ‘왕좌의 게임’ ‘석세션’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뛰어넘는 제작비 투입과 콘텐츠 품질로 ‘믿고 보는 HBO’라는 신뢰를 얻는 인기 OTT. 올해 하반기 한국 진출을 예고하며 주요 직책에 수십 명 채용 공고까지 내 기대를 부풀렸지만 한국 진출 계획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공식 해명도 없다. 코로나 종식 이후 불확실한 OTT 시장, 격화되는 경쟁 등을 원인으로 추정할 뿐이다.

현재 HBO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주요 채널은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뿐.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스파이더맨의 연인으로 국내에도 인기 높은 배우 젠다야가 주연한 드라마 ‘유포리아’는 미국에서 지난 1월 시즌2가 공개됐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2020년 에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여우 주연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한 드라마다.

이뿐이 아니다. ‘30 코인스’는 라틴 유럽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가 일품인 스페인 드라마. 유다가 예수를 팔고 받는 은전 30개를 모티브로, 평화로운 작은 마을을 휩쓰는 초자연적 현상을 따라간다. 하지만 한국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스페인어 원어로 볼 수 없다. 영어 더빙 버전만 한글 자막과 함께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콘텐츠 공급 연간 계약 협상이 끝나는 7월쯤엔 신작 공급이 좀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했다.

HBO맥스 드라마 '유포리아'의 젠다야.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웨이브

◇인기 시리즈, 열흘 이상 늦게 공개하기도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스타워즈의 파생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는 ‘디즈니+’가 북미에서 지난 27일 이미 공개했으나 한국 공개는 내달 8일이다. 우리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를 12일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인터넷을 미국으로 우회 접속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이미 한글 자막 작업까지 끝난 시리즈를 볼 수 있는데, 한국 공개만 늦어지고 있으니 스타워즈 팬들은 복장 터질 노릇이다. 이전에도 ‘호크아이’나 ‘문나이트’처럼 미국과 동시 공개된 작품도 있었지만, 또 다른 스타워즈 파생 시리즈 ‘북 오브 보바펫’처럼 한국만 한 달 이상 늦게 서비스되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공개가 늦어지는 것은 자막 작업 뒤 영상물등급위에서 관람 등급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즈니+는 “공개 일정은 나라마다, 각국의 판권 현황, 운영 관련 결정, 심의 등급 그리고 여러 현지 요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왔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경우도 ‘한국 시장 차별’은 마찬가지. ‘프렌즈’ ‘더 보이스’ ‘보슈’ 등 인기 드라마로 국내에 골수 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스타트렉: 피카드’ 같은 인기 시리즈는 여전히 국내에선 볼 수 없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프라임 비디오의 경우 아마존 인터넷 쇼핑의 고객 서비스 성격이기 때문에, 아마존 쇼핑몰이 부진한 나라에서는 OTT 서비스 확대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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