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5월' 호랑이타선의 미친 응집력, 두목곰 결단도 막을 수 없었다[스한 승부처]

허행운 기자 2022. 5. 3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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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올시즌 KBO리그의 5월은 누가 뭐래도 단연 KIA 타이거즈의 달이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에겐 애석하게도 이날은 여전히 5월의 마지막날인 31일이었다.

ⓒKIA 타이거즈

KIA는 3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4차전 원정경기에서 13-10으로 승리했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5월을 보내고 있는 KIA의 상승세를 가감없이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팀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끈 중심에 있던 강력한 호랑이 타선의 힘이 폭발해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그 흐름을 잘 살려 경기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한 KIA였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믿었던 1선발 에이스 양현종이 흔들렸다. 1회말 허경민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했고 2회말 제구 난조와 양현종의 치명적인 홈 송구 실책 등으로 실점이 4개가 쌓이면서 0-5로 끌려간 경기였다. 하지만 5월의 KIA는 왠지 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을 3루 응원석을 가득 메운 KIA팬들의 함성에서 느껴지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직감대로 KIA 타선이 폭발했다.

5회초였다. 선두타자 이창진의 삼진, 박동원의 좌전 안타에 이어 김도영의 기습 번트가 무위에 그치면서 2사 2루 상황이 됐다. 득점권이긴 했지만 호투하던 두산 선발 최승용이었기에 그대로 이닝이 끝났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KIA에 단 한 번의 운이 따랐다. 박찬호가 당긴 타구가 힘없이 3루 방면으로 형성됐다. 3루수 허경민은 타구 속도가 지나치게 늦자 공을 그대로 두고 파울라인을 넘어가길 바랐다. 그러나 공은 계속 굴러 3루 베이스에 닿으면서 행운의 내야 안타가 만들어졌다.

이 행운을 KIA는 놓치지 않았다. 김선빈이 끈질긴 승부로 중전안타를 쳐내며 KIA의 이날 경기 첫 점수를 신고했다. 이어 일찌감치 효자 FA를 예약한 나성범도 1타점 적시타로 화답했다. 그렇게 간격이 2-5로 좁혀지자 두산 벤치가 일찌감치 움직였다. 순항하던 최승용의 승리요건에 아웃카운트 단 한 개가 남아있었지만 이르게 결단을 내렸다. 결국 최승용이 내려가고 김강률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KIA 타이거즈

무서운 5월의 KIA 타선을 감안한 김태형 감독의 한 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KIA의 상승곡선을 제어할 순 없었다. 이어진 황대인이 김강률에게 1타점 적시타를 생산하며 3-5로 더욱 두산을 몰아쳤다. 그리고 이 매서운 추격에 화룡점정을 찍은 이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5월 들어 환골탈태에 성공한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그는 노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로 출발했다. 하지만 1번의 커트에 이어 볼을 하나 고르더니 5구째에 일을 냈다. 김강률의 136km/h 슬라이더를 완벽히 잡아당겼다. 맞자마자 홈런을 직감할 수 있던 타구. 이 공은 120m를 날아 드넓은 잠실 야구장 우측 외야 관중석에 떨어졌다. 소크라테스의 시즌 6호 홈런은 그렇게 짜릿한 역전 스리런으로 장식됐다.

6-5로 순식간에 점수를 뒤집은 KIA였다. 단 한 점의 리드였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KIA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흐름대로 KIA는 6회초 희생플라이 두 개로 2점을 더하더니 8회초 나성범의 적시타와 황대인의 쐐기 스리런포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초 김도영의 1타점까지 더한 KIA는 최종 13-10으로 두산을 눌렀다. 

ⓒKIA 타이거즈

KIA는 이날 승리로 5월에만 18승 8패라는 어마무시한 성적을 남기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IA의 뜨거운 방망이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5월 팀 타율 2할8푼, 시즌 전체 팀 타율 2할7푼1리로 두 부문 모두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팀 장단 15안타로 선발 전원 안타 및 13득점을 신고해 활화산과도 같은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준 KIA다. 5월의 마지막날, KIA는 자신들의 찬란한 한 달에 어울리는 최고의 마침표를 찍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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