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결승포-선발 전원 안타' KIA, 두산 꺾고 3연전 기선제압[잠실에서]

[잠실=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그야말로 미친 타선의 힘이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5월을 보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0-5로 뒤진 점수를 순식간에 역전해내면서 분위기를 잡더니 결국 경기를 최종 승리로 장식했다.

KIA는 3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4차전 원정경기에서 13-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IA는 시즌 28승째(22패)를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뜨거운 KIA의 5월 성적은 이로써 18승 8패. 이번달에만 승패마진 +10을 달성한 KIA는 선두와의 게임차도 6.5게임으로 줄였다. 반면 두산은 충격적인 역전패와 함께 시즌 24패째(24승 1무)를 안았다.

먼저 앞선 쪽은 두산이었다. 리드오프 허경민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양현종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로 출발했지만 좋은 선구안으로 풀카운트까지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국 7구째 낮게 제구된 142km/h 패스트볼을 거침없이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허경민의 시즌 마수걸이포이자 개인 3번째 1회 리드오프 홈런이었다. 이 한 방과 함께 두산이 1-0으로 앞섰다.

이어진 2회말 두산이 흔들리는 양현종을 맹폭했다. 양석환과 김재호의 연속 볼넷과 정수빈의 기습번트에 야수선택이 겹치면서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두산은 장승현의 1타점 내야 안타와 2사 후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했다.

추가 변수도 터졌다. 1사 1,3루 호세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두산이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양현종이 2루로 향하는 박동원의 송구를 중간에 커트해 영락없이 3루 주자 정수빈이 걸린 상황. 하지만 양현종이 주춤하다 선택한 홈 송구가 높게 떴고 정수빈이 득점했다. 상대 실책으로 추가점을 뽑은 두산은 페르난데스까지 적시타를 더해 2회에만 4득점에 성공하며 5-0으로 앞섰다.

하지만 5월의 KIA 방망이를 막기엔 두산의 마운드가 연약했다. 5회초 KIA의 추격이 시작됐다. 박동원의 안타, 박찬호의 행운의 내야안타가 겹치면서 2사 1,3루를 만들었다. 4회초에 이어 이날 두 번째 득점권 기회. 앞선 이닝은 최형우의 뜬공으로 물러난 KIA였지만 이번은 달랐다. 김선빈이 중전 적시타로 1타점, 나성범이 우전 적시타로 1타점을 각각 적립하면서 2-5로 두산을 쫓았다.

두산은 선발 최승용을 빨리 내리고 김강률을 이르게 등판시켰지만 역부족이었다. 황대인의 1타점 적시타가 또 터지면서 3-5로 좁혀졌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뜨거운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김강률의 5구째 슬라이더를 거세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6호 스리런을 작렬시켰다. 한 이닝에만 6점을 적립하며 6-5로 승부를 뒤집은 KIA였다.

기세를 탄 KIA는 이어진 6회초 공격에서 더 달아났다. 무사에서 이창진과 박동원이 연속 안타를 쳤다. 흔들린 두산 야수진이 다소 무리한 수비를 시도하면서 무사 2,3루까지 이어진 기회. KIA는 김도영과 박찬호가 각각 희생플라이를 쳐내면서 알뜰하게 2점을 추가했다.

KIA에 경사는 계속 찾아왔다. 이 시점까지 선발 라인업에서 안타가 없던 최형우가 7회초 우전 안타, 김도영이 8회초 좌전 안타를 신고하면서 올시즌 KBO리그 5번째이자 팀 2번째 선발 전원 안타 기록까지 작성해냈다.

기록 달성에 흥이 오른 KIA는 8회 나성범의 1타점 적시타와 황대인의 시즌 8호 스리런이 터지면서 12-5로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두산 팬들이 조금씩 자리를 뜬 시점이었다. 무자비한 KIA는 이어진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김도영의 1타점까지 더해 13-5를 만들었다.

승부가 결정된 듯 했던 9회말이었지만 두산은 끝까지 힘을 냈다. 허경민의 1타점, 강승호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이어 김재환까지 2타점을 더해 10-13을 만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KIA를 쫓았지만 결국 벌어진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KIA 선발 양현종은 초반 제구 난조와 실책으로 흔들리며 5이닝 5실점(3자책)을 기록했지만 팀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에 힘입어 시즌 5승째를 신고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1이닝 무실점)-이준영(1이닝 무실점)-홍상삼(1이닝 무실점)-김현준(0.2이닝 5실점)-김재열(0.1이닝 무실점)이 리드를 지키며 팀의 승리를 완성시켰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